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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소래포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0 17:15

수정 2017.03.20 17:15

인천에서 바다 건너 시흥 쪽으로 가는 작은 나루터였던 소래포구는 1930년대 염전이 생기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1937년 일제가 수원~인천 협궤철도인 수인선을 건설하면서 천일염 수탈을 위해 소래역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애환과 연인들의 추억을 담았던 수인선 협궤열차는 1995년 운행을 멈췄지만 소래포구의 철길은 아직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소래(蘇萊)라는 지명에는 여러 유래가 있다. 대표적인 게 당나라 장수 소정방(蘇定方) 관련설이다.
660년 백제 공격을 위해 소정방이 출발한 곳이 중국 산둥성의 내주(萊州)였고, 도착한 곳이 지금의 소래포구였다. 그래서 소정방의 소(蘇)와 내주의 내(萊)를 합해 '소래'가 됐다는 설이다. 또 이 지역 냇가에 소나무 숲이 울창해 '솔내'로 불리다가 소래가 되었다는 설, 지형이 소라처럼 생겼고 지형이 좁다는 뜻의 '솔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소래포구 어시장은 1960년대 실향민들이 새우잡이를 하면서 형성됐다. 그 후 1974년 인천 내항 준공으로 소형어선이 몰리면서 새우 파시(波市)로 급성장한 뒤 수도권의 대표적인 재래어항이 됐다. 해마다 봄에는 알이 꽉 찬 암꽃게, 가을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수꽃게가 좌판에 넘쳐난다. 김장철에는 각종 젓갈을 사려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면서 연 1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엊그제 소래포구 어시장에 불이 나 좌판상점 332개 중 220곳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화재도 전기 계통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10년 1월, 2013년 2월 화재도 변압기 용량 부족과 과전력 때문이다. 불이 날 때마다 신속한 복구에만 치중하다가 화재 예방시설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을 소홀히 한 탓이다.

전통시장 화재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작년 11월 대구 서문시장은 점포 679곳이 불에 탔고 올 1월 여수 수산시장은 116개 점포가 잿더미로 변했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늘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하고 어묵.김밥을 사먹는 등 보여주기식 행보와 사탕발림 공약에만 그쳤다.
실직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약을 개발해 보라. 상인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것은 서민 흉내가 아니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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