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EEZ 골재채취 갈등 상생으로 풀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02 17:06

수정 2017.04.02 17:06

[특별기고] EEZ 골재채취 갈등 상생으로 풀어야

올해 초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골재채취 허가가 전면 중단됐다가 45일 만에 재개됐다. 정부는 앞으로 1년간 650만㎥ 모래채취를 허가했지만 2016년 수요량 1200만㎥에 비하면 550만㎥가 부족한 물량이다. 그럼에도 남해지역 어민 및 어민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급기야 어민단체가 모래채취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해상시위에 나서면서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골재채취가 중단된 사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건설관련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모래 가격은 폭등했고,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이 속속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당 1만5500원이던 모래 가격은 올해 2월 2만8500원으로 1만3000원 올라 85%나 상승했다. 모래 가격 상승뿐 아니라 공공공사의 경우 관급 레미콘 지연으로 공기가 연장돼 간접비용까지 추가되고 있다. 현재 골재채취 허가는 재개됐지만 채취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골재파동과 그로 인한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골재파동은 건설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골재채취업, 레미콘업, 건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15만명에 이른다. 해당 지역의 총 근로자 25만명 중 60%가 건설관련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골재파동의 문제가 지역경제 문제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배타적경제수역(EEZ) 골재채취는 산업 간 갈등으로 국한해서 볼 문제가 아니다.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상생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자세와 지혜가 절실하다.

해양수산부는 매번 반복되는 바닷모래 채취 논란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머리를 맞대고 해당 지역 어민들에게 골재채취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적절한 보상을 하는 등 어민들의 피해심리 완화에 대응하고, 민간 건설공사에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어민들도 과격한 대응을 잠시 멈추고 상생할 수 있는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 어민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EEZ 골재채취는 어획량 감소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온도 상승, 치어 남획, 중국어선 불법남획 등 다양한 이유로 남해의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가 올해 추가로 EEZ 골재채취로 인한 생태계 변화와 어업피해를 재조사하고, 골재채취 제도 전반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해양수산부는 추가 어업피해 조사를 일말의 의혹 없이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민들에게 충분한 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대체 골재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은 업역 간 갈등을 넘어서 부산.울산.경남 지역사회가 다 같이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할 때다.
정부와 수산업계와 건설업계 그리고 어민들이 함께 고민해 상생방안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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