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육에 대한 수요가 전 국민적으로 있지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와 민간이 많이 노력하고 있긴 하나 교육이 부실한 게 사실이다."
심재학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경제교육실장(사진)은 지난 4일 인터뷰에서 "설문조사를 해보면 응답자의 93% 이상이 경제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심 실장은 지난달 23일 출범한 경제교육단체협의회에서 경제교육단체 간 협력망을 구축, 이를 토대로 한 우리나라 경제교육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중.고등학교 경제교육부터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실장은 "중학교 사회과목의 경제관련 단원이 교과서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 학기가 마무리되면 마지막 단원까지 배우지 않고 끝나는 일도 많다"면서 "고등학교에서도 아주 기초적인 경제만 배운다. 수능에서 겨우 2.3%의 학생만이 경제 과목을 선택하는 게 우리 교육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 위에 지난달 경제교육단체협의회가 출범했다. 경제교육을 총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주체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협의회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장기적 종합계획과 실천방안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협의회에는 KDI 외에도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국내 금융사, 언론 등이 참여한다. 심 실장은 "협의회에 참여하는 단체별로 과부족이 있다. 이를테면 KDI에는 유능한 경제 강사를 양성할 수 있는 역량이 있고, 대한상의의 경우 전국적으로 네트워킹이 잘돼 있다"며 "각자 장점을 합해 공동의 프로젝트를 추진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해산된 한국경제교육협회를 한 차원 발전시켜 경제교육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고자 하는 게 이번에 출범한 협의회의 목표다. 오는 10월에는 경제교육단체 연차총회를 열어 그간 기관별로 추진해 온 경제교육 실적을 공유할 계획이다. 심 실장은 "민간 기구들이 정부에 건의를 해서 문제를 해소하기도 하고, 앞으로 민관이 힘을 합치면 더욱 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협의회 사무국을 담당하는 KDI는 2015년을 기점으로 경제교육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강의에 의존하던 기존 교육방식을 버리고, 학생들이 참여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식이다.
KDI가 추진하는 경제교육 방식은 4~5명의 학생이 팀을 이뤄 주어진 과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으로, 미국의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왔다. KDI는 2015년 초 미국 전문가들을 초청해 집중 연수를 받고, 그해 하반기 세종시 2개 중학교에서 시범수업을 했다.
심 실장은 "2016년에는 대전 2개, 세종 13개 중학교에서 경제교육을 했다.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귀띔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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