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당에 따르면, 옛 수구보수 내지는 소위 '꼴통보수'라는 이념적 색채를 거두고, 합리적 보수·따뜻한 보수라는 신보수주의를 표방하고자 정책적 기조 재조정에 착수했다.
지난 5·9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 중 하나가 중장년층 보수세력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일자리와 경제활성화,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와 보수성향의 중도층의 선택을 받지못했다는 자기반성에서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흩어진 보수층을 결집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동시에 안보 중심의 우편향 정당이라는 확장성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내년 문재인정부의 첫 중간평가 성격인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념적 좌표에만 매몰되지 않고, '민생경제'와 '서민층'을 대변하는 '합리적 중도보수세력'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절박감도 이 같은 정책적 기조 재정립의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또한 보수 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바른정당의 세 확산이 영남권을 중심으로 심상치 않아 자칫 보수 적통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TK)지역에서 바른정당에게 다소 밀린 지지율을 기록해 매우 충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향후 정책적 스탠스와 관련, 국민정당·전국정당·보편정당의 방향으로 재설정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민생과 직결된 다양한 정책 수립 및 이행과정에서 철저하게 '서민'과 '민생'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복안이다.
당 정책위차원에서 조만간 노동시장의 핵심 의제 중 하나인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비롯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유아교육과 보육과정의 통합 문제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또 제1야당으로서 여소야대 정국속에서 입법부의 견제와 협력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각종 민생관련 개혁법안 성안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경제 활성화를 비롯해 서민 활력 회복, 공정사회 건설 등 3대 과제를 중심으로 6월 임시국회에서 중점 추진할 10대 입법과제와 28개 세부법안을 마련했다.
신 보수주의를 기치로 보수 가치와 노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단 문재인정부의 정책노선을 면밀히 진단해 인기영합주의적 정책은 없는 지와 실현가능성, 국민 및 국가재정 부담 여부를 세심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오는 14일 '문재인 정부 한 달, 주요 경제정책을 진단한다'는 주제로 긴급 정책토론회를 개최, 정부의 재정건전성 여부와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형 성장 정책'의 허와 실을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연구원은 이달 말 보수성향의 당 외곽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과 함께 '보수역사와 철학의 길을 묻는다'라는 주제의 세미나도 열어 새로운 보수가치의 실현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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