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전동차 입찰에 혜택 준 서울교통공사 간부 해임 요구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구 서울메트로) 간부가 2호선 전동차 교체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것으로 감사원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11일 감사원 및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교통공사 조모(57) 처장에 대해 해임을, 직원 2명에 대해선 정직 처분을 요구했다.

이번 중징계 요구는 해당 직원들이 2100억원 규모의 2호선 전동차 제작을 수주한 A사와 유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2호선 열차 200량을 교체하기 위해 지난 2015년 2월 입찰 공고를 냈고, 같은 해 3월 말 A사가 낙찰됐다. 당시 조씨의 직위는 전동차 구매업무를 주관하는 차량처장이었다.

감사원 조사 결과 조씨와 A사 임원의 만남은 입찰 공고 전인 2014년 가을부터 꾸준히 있었다. 당시 A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가 단독 입찰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이 회사가 제작해 납품한 7호선 전동차(48량)는 고장이 잦아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던 시기다. A사 제작 전동차의 고장률은 다른 5∼8호선 열차와 비교할 때 2013년 20배, 2014년 14배, 2015년 10배에 달했다.

단독 입찰이 어렵다는 사실을 안 A사는 전동차를 한 번도 제작한 적이 없는 타사와 컨소시엄을 결성해 입찰에 참여했고, 서울메트로 측에는 전동차 제작실적이 있는 업체로 입찰 참여 조건을 제한하지 말아 달라고 미리 요청했다. 실제 서울메트로가 A사 요구대로 제작실적이 없는 회사도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 참여를 허용하면서 A사는 사업을 따냈다.

이후 조씨는 A사가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내자 전화를 걸어 '신규 사원을 채용하느냐'고 문의한 후 관련 근무 경력이 없는 조카의 입사 응시 원서를 제출했다.

[e-mail]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