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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공공기관 인사 교체설 맞물려, 최근 대체투자 실장급 임용 취소 등 부담 작용한 듯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이 임기를 남기고 돌연 사의를 표명,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부장은 무려 550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자리다.
국민연금공단은 17일 강면욱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가 일신상 사유로 사표를 제출, 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조만간 기금이사 추천위원회 구성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단은 기금운용의 혁신과 수익 향상을 이끌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새로운 기금이사 선임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2월 선임 된 강 본부장은 내년 2월15일이 정식 임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최근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임명한 공공기관장들 등 친박 인사를 우선 교체한다고 밝힌 시점에서 강 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강 본부장은 재임 당시부터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성균관대 동문으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공백 상태이지만, 새로운 국민연금 이사장이 선임 될 경우 강 본부장이 새 수장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임기 도중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불거진 해외투자대체실장의 임용 취소 문제에도 일부 책임을 진 것으로 관측된다”고 언급했다.
지난 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해외부동산 투자를 총괄하는 김재상 해외대체투자실장의 임용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이 15년 이상 투자실무 경력으로 제출 한 지원 서류와 입증 자료가 일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됐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기금운용본부에 낸 서류에 자신이 특정 투자회사를 4년 간 다닌 것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실제 근무기간은 3년이고, 나머지 1년은 자회사에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실장은 SK증권, 국민투신, 슈로더투신, ABN암로 등을 거쳐 2010∼2013년 메리츠자산운용 AI본부장으로 재직했다.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메리츠운용 대표를 지낼 당시 임원으로 손 발을 맞춘 사이다.
업계는 하지만 이번 일이 임용을 취소할 만한 결정적인 결격 사유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보다는 밝혀지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아마 박근혜 정부에서 임용된 금융 기관장 퇴출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국민연금공단의 비상임이사 7명으로 구성된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바로 연다. 이 위원회에서 기금이사 후보를 3~5배수로 추천하고, 복수 추천자와 관련 인사권자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원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이 최종 적임자를 임용한다.
한편 강 본부장의 사임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임용된 금융 공기관장들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공기관장들의 경우 금융당국에 이미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강 본부장의 사임을 계기로 조만간 전임 정권의 임명된 금융 기관장들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정부 지분이 포함된 은행 등도 해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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