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히사시부리냥은 김지현(25) 작가가 지난해 개발한 고양이 캐릭터로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캐릭터와 똑같이 생긴 인형이 원작자도 모르게 인형 뽑기방에 진열된 것이 발견됐다.
김 작가가 도용 상품을 발견한 건 지난달 31일이다. 캐릭터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궁금했던 김 작가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캐릭터 히사시부리냥을 '해시태그(#)'로 검색했다. 그런데 검색된 사진 중에는 뜻 밖에도 자신의 캐릭터와 똑같이 생긴 인형이 뽑기기계 안에 버젓이 있는 게 아닌가.
김 작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처음 사진을 발견했을 때 당황해서 말이 안 나왔다"라면서 "이건 도둑질이다. 너무 쉽게 지적 재산권을 도용 당한 것이 억울하고 힘이 빠진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후 김 작가는 블로그 및 SNS 등에서 네티즌들에게 도용 사실을 알렸고 인형을 발견하면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는 제보를 요청했다. 얼마 후 네티즌들이 제보한 뽑기방의 짝퉁 인형은 경기 남양주, 울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발견됐다.
인형뽑기방에서 발견된 짝퉁 인형은 진품과 비교해 볼 때 모양과 표정 등 거의 대부분이 일치했다. 캐릭터의 주요 특징인 표정과 겨드랑이 부분의 표현 그리고 손을 들고 있는 자세도 같았다.
더욱이 짝퉁 봉제인형에는 '비매품'이라며 '본 제품은 인형뽑기용 정품으로 허가되었습니다. 온/오프라인에서의 판매와 태그의 가품 부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민형사상의 책임을 집니다'라면서 '법무법인 ○○○'의 명의로 표기돼 있다.
또 '수익의 일부는 가품추방 등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됩니다'라며 적반하장식 가짜가 진짜 인척 태그를 달아놔 원작자를 두 번 울렸다.
히사시부리냥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편딩 모금을 시작해 약 2개월 만에 펀딩에 성공했다. 목표금액인 500만원을 넘어 최종 521만3000원으로 마감돼 캐릭터 봉제인형, 스티커세트, 떡 메모지 등 관련 상품을 제작해 모두 판매 완료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17'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2월 13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캐릭터 히사시부리냥(오랜만이다냥)을 등록해 저작권리를 가진 원작자로서 소속사와 협의해 저작권 가처분 신청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 밝혔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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