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동행 음주운전 측정서 난동..대법 “공무집행방해 유죄“

음주운전이 의심돼 경찰서로 임의동행되자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나가겠다며 난동을 부린 것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공무집행방해와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0)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광주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해 경찰서 밖으로 나가려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음주측정을 거부한 행위로 볼 수 있다"며 "경찰관이 이를 제지하는 정도의 행위는 도로교통법상 정당한 음주측정 요구행위로,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관서에 임의동행 형식으로 출석한 피고인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그곳에서 퇴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1, 2심은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직무집행의 적법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15년 4월 혈중알코올농도 0.134%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적발돼 경찰서로 임의동행된 후 음주측정을 요구하며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경찰에게 침을 뱉고 "너희 집에 가서 가족들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의동행이란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에게 승낙을 얻어 경찰서 등으로 연행하는 것으로, 임의동행 후에는 언제든지 연행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앞서 1, 2심은 "음주측정 과정에서 경찰관서를 퇴거하려는 운전자를 제지한 행위는 적법한 직무집행이 아니어서 이에 대항한 폭행·협박은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음주운전 혐의도 "위법하게 체포된 상태에서 음주측정이 이뤄져 적법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봤다.

[e-mail]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