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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뜨거운 감자' 전작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01 13:55

수정 2017.10.01 13:55

전시작전통제권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 같은 안보 이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조기 환수 의지를 밝힌 뒤 찬반 논란이 재현되면서 다시 확인됐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국민의 자존심이 동시에 걸린 사안이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위해 3단계 로드맵을 짜놓았다고 한다. 현재 주한미군사령관이 갖는 전작권을 한미연합사를 대체할 미래사령부(가칭)의 한국군 사령관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미국 측 반응은 엇갈린다. 한국군의 능력을 못미더워하면서도 차라리 넘겨주는 게 낫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후자는 이참에 한국 방어를 한국군에 맡기고 주한미군을 전략적 유연성 원칙에 따라 동북아 전략군으로 운용하려는 복안일 게다. 노무현정부가 전작권 환수를 밀어붙일 당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도 주한미군을 '붙박이군'이 아닌, 신속기동군으로 재편하려 한 바 있다.

하지만 한번 집 나간 며느리가 되돌아오기가 쉬운 일인가. 무슨 이유로든 주한미군이 일단 빠져나간다면 전작권도 없는 마당에 한반도 긴급사태 시 한국군의 지휘를 받겠다며 들어오리라는 보장도 없을 법하다. 더욱이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고도화로 비대칭전력이 우리가 절대 열세인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려고 북 미사일 도발 징후 시 선제타격할 킬체인을 구축한다고? 그러나 "북한 전역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려면 인공위성 400개가 필요하다"(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고 한다. 미국의 대북 감시 자산의 도움을 못 받는 전작권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문 대통령은 "전작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욱 두려워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혹여 전작권 환수 이후 우리의 국방력이 현재의 한.미 연합전력에도 못 미친다면 김정은이 이를 두려워할 리는 만무하다.
전작권은 "언제까지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을 거냐"고 감성적으로만 접근할 어젠다는 아니다. 그렇다면 미국에 전작권을 맡긴 독일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 죄다 자긍심을 팽개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군사주권을 확보해 자존심을 살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제대로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을 먼저 갖추는 일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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