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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노동하지 않는 시대, 박물관 개인 성장공간 될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1 20:33

수정 2017.10.11 22:41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덕형포럼 강연
AI.로봇이 노동 대체하며 개인 잉여시간 점차 늘어 IT.문화산업 중요성 커져
과거와 현재 잇는 박물관 삶 반추하는 기회 줄 것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노동하지 않는 시대, 박물관 개인 성장공간 될 것"
산업과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사회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생계를 위해 인간은 자신의 시간 일부를 노동에 투입해야 했지만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산업현장에 응용되면서 점차 잉여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의 수명 또한 늘어나고 있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간이 노동을 하지 않는 시대. 잉여시간의 활용이 사회 안전과 직결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문화의 역할과 함께 박물관의 활용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사진)은 11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 덕형포럼에서 '생활 속의 국립박물관 기행'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결국 미래에는 IT 등 고부가가치 산업과 문화산업만이 남게 될 것"이라며 "노동이 없어지는 시대에 개인이 자아실현의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문화를 육성해야 사회 안전을 지킬 수 있으며 그 가운데 박물관과 같은 문화 인프라가 개인의 사회화와 성장 및 힐링의 공간으로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 관장은 "특히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사회적 장소"라며 '백 투 더 패스트(Back to the Past)'를 강조했다. 과거를 잘 돌아봐야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다는 것. 배 관장은 "죽은 것이 들어가 살아나오는 곳이 박물관이라고 생각한다"며 "못쓰는 걸 가공해서 사람들이 삶을 반추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의 박물관 활용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관장은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박물관은 1100여개, 등록되지 않은 사립 박물관까지 포함하면 1500여개이고 퀄리티도 훌륭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만 봐도 1년 이용객이 허수를 제외하고 500만명 정도여서 효율성은 10% 이하"라며 "세부담률을 봤을 때도 6명이 이용할 수 있는데 한 명이 이용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박물관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고유의 기능인 유물 전시 외에도 공간 자체를 즐기고 놀이를 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나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배 관장은 "기존의 박물관에 새로운 의미와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종사자의 임무라 생각한다"며 "주입식, 암기식 교육이 필요없어지는 이 시대 박물관이 사회성을 함양시키는 플랫폼으로 변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관장은 '말하면 잊을 거고, 가르치면 기억하겠지만 참여시키면 배우게 될 것'이라는 외국 속담을 '플랫폼을 준다면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는 문장으로 변용해 "이것이 향후 박물관의 역할을 함축해서 보여주는 것"이라며 "배우고, 꿈꾸는 공간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탈바꿈시켜 이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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