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공룡이지만 컨텐츠 다양화 고급화 멀어
2020 세계군문화 엑스포 위해 민군상생 노력 필요
육군과 계룡시가 주최하는 '지상군 페스티벌'과 '軍(군)문화축제'가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20 세계군문화 엑스포 위해 민군상생 노력 필요
올해로 15회와 10회를 맞이한 지상군 페스티벌과 군 문화축제는 민군화합을 목적으로 2002년 시작돼, 지난해에는 참관객 100만 규모의 축제로 성장했다.
그러나 2020년 개최 예정인 '세계 군문화 엑스포'를 치루기에는 '민군협력과 상생', '다양한 군사문화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덩치 큰 공룡이지만 컨텐츠 다양화 고급화 멀어
육군과 계룡시는 지난 8일부터 12일 까지 육.해.공군의 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시 계룡대 비상활주로와 계룡시 금암동에서 펼쳐왔다.
군 안팎에서는 '삼군 본부가 모여있어 군사적 상징성이 강한 계룡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 민군상생, 경제적 파급효과를 키울수 군사문화 컨텐츠의 다양화와 고급화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11일 행사장에서 만난 한 예비역 장교는 "매년 행사규모나 참관객 수를 볼 때 발전하는 모습들이 보이지만, 여전히 덩치만 큰 곤뇽(공룡에 육군에 빗댄 은어·뒤집으면 육군)에 불과한 느낌"이라면서 "전혀 군과 어울리지 않는 '화초'등을 판매하는 상업부스가 많은 것은 국제적 행사를 앞두기 보다는 5일간 열리는 '5일장'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육군의 관계자는 "그동안 지적되온 육군과 계룡시의 행사중복과 안전사고 예방대책은 강구돼 왔다"면서 "다양한 계층에서 나오는 의견을 청취해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현장취재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올해 행사는 그동안 지적돼 온 문제점들을 다수 보완한 것도 사실이다.
육중한 군사장비를 음주 후 체험하다 부상이 발생한 경우가 있었지만, 계룡대 비상활주로 행사장에서 주류판매가 사라진 것이다. 또한 어린 아이들의 군장비 및 시설 체험에는 안전모가 지급됐고, 시민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군의 안전통제도 강화됐다.
행사프로그램도 지난해 35개였던 것이 올해는 42개로 늘었다.
군사사학자 마틴 판 크레펠트는 그의 저서 'The Culture of War' 에서 "전쟁은 게임과 같은 측면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게임들이 실전과 같은 전쟁훈련을 가능하게 만든다"라고 기술한 것 처럼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 혹은 판단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무기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 한채 무기를 다루는 것은 군에 대한 본질을 호도할 위험성이 높다.
참관객 중 미성년인 어린이와 학생이 많은 만큼 무기 전시와 체험에는 상당한 신중함이 필요하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 학계에서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감시하고 잇다.
일본 메이지 대학의 야마다 아키라교수와 와타나베 겐지 교수도 일본의 전후 전쟁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일본의 젊은이들은 라디오, TV,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쟁을 오락적인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고,
독일의 경우 지역교육위원회는 '미성년을 대상으로 한 무기 전시에 경고문이 부착됐는지를 감시하고 있다.
지상군 페스티벌은 지난 2015년 세계축제협회(IFEA World)가 주관하는 우수 축제 시상식인 피너클 어워드 코리아(Pinnacle Award Korea)에서 베스트 축제 홈페이지, 베스트 축제 사진 부문에서 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2020 세계문화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이뤄내 국제적 관광사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해외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야 할 것 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영국 '애딘버러 밀리터리 타투 퍼레이드'의 경우 행사 기획에서 참여 프로그램에 이르기 까지 지역주민들의 적극적 참가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각 지역에서 열리는 자위대 행사에서 민과 군이 지역의 특색을 알리는 특산물을 판매해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
매년 지상군 페스티벌에 참관하고 있다는 일본인 관람객은 "육군과 계룡시가 별도로 장소를 나누어 진행하더라 상호가 밀접한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이러한 협조와 상생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면서 "일본의 경우 지역 특산물과 주둔중인 자위대 부대를 매치한 상품들이 큰 인기다. 계룡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에 맞는 상품이 없다는게 아쉽다"고 말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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