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도 마음만은 따뜻한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왔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유독 공연장은 활기를 되찾는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연 한 편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해보는 건 어떨까.
올해는 크리스마스 송이 넘버에 들어가 있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지난 2010년 한국에서 초연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7년 만에 돌아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1984~85년 광부 대파업 시기의 영국 북부지역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복싱 수업 중 우연히 접한 발레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찾아가는 소년 '빌리'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역경에 맞서 싸우는 어린 소년의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가슴 뭉클하다. 원작 영화를 만든 스테판 달드리가 직접 연출하고 뮤지컬 '라이언 킹'의 엘튼 존이 음악을 맡았다. 어린 빌리의 독무가 인상적인 '일렉트릭시티(Electricity)', 군무가 돋보이는 '솔리대리티(Solidarity) 등 공연 중반에 1984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장면이 나온다. 내년 5월 7일까지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어나는 소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난 1992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동명 코미디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한 이 작품은 밤무대 삼류 여가수 들로리스가 우연히 암흑가의 거물 커티스의 범죄현장을 목격한 뒤 수녀원으로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수녀로 변신한 들로리스가 엄격한 생활방식과 보수적인 수녀원장의 감시 아래 답답함을 느끼던 중 성가대 지휘자가 되면서 파격적인 공연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유쾌하다. 영화에서 인기를 끌었던 '오 해피데이'나 '아윌 팔로우 힘(I will follow him)' 같은 노래는 저작권 문제로 뮤지컬에서 들을 수 없지만 그 이상의 파워풀하고 신나는 곡들이 빤짝이 수녀복을 입은 배우들과 함께 흥을 돋군다. 내년 1월 21일까지 서울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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