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자유당, 정부 구성에 참여
오스트리아의 중도우파 정당와 극우당이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되면서 유럽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서유럽에서 극우당이 정부 구성에 참여하는 것은 오스트리아 한 곳 뿐인 상황으로, 이곳의 반이민·반난민 정책이 보다 혹독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당과 극우 자유당의 연정을 승인하는 문건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총선에서 26% 득표율로 2위에 오른 오스트리아 극우당인 자유당은 18일부터 출범하는 연립 정부 구성에 제2당으로 참여하게 된다. 반이민 정책을 고수해온 자유당은 내무부와 국방부, 외무부 장관직을 확보했다.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우파 국민당은 금융, 재정, 법무부 장관직을 맡는다. 국민당의 제바스티안 쿠르츠(31) 당 대표는 총리직을 맡게 되며, 자유당의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대표는 부총리에 임명된다.
앞서 쿠르츠 대표는 불법이민자를 막자고 주장하며 총선에서 승리한 바 있으며, 슈트라헤 대표는 오스트리아의 '이슬람화'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해 와 사실상 이번 오스트리아 연정은 반이민·반난민 정책을 강하게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극우 자유당은 범독일 민족주의자 및 푸틴 대통령의 통합러시아당과 연계돼 있으며, 반유대주의적 목소리를 내는데다 나치 과거청산에 소극적인 것 등에 대해 악명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쿠르츠 대표는 이날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정부 프로그램은 '친(親)유럽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트라헤 대표도 "유럽 평화 프로젝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에서 자유당이 연립 정부를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0~2005년에도 연정 형식으로 참여한 바 있기 때문. 당시 EU 각국 지도자들로부터 배척당했으며, 양자 외교관계는 얼어붙은 바 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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