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기피 분위기 고민
與, 경선 대신 통합정당행.. 지방선거 파장 계산 복잡
국민의당이 29일로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 의견을 묻는 찬반투표 돌입 사흘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각당이 복잡한 셈법속에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與, 경선 대신 통합정당행.. 지방선거 파장 계산 복잡
특히 정치권의 관심은 이번 투표 결과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이다. 현재까지는 찬성과 반대 어느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여야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똥이 튈 수 있다는게 정설이 되고 있어서다.
그리고 만일 통합정당이 탄생한다면 지방선거에 미치는 파장이 어느 정도가 될지로 모아진다. 바로 '이삭줍기'효과 때문이다.
가장 고민이 깊은 쪽은 한국당이다. 현재 인물난에 인재 영입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있어서다. 지난 26일에는 홍준표 대표가 영입 대상으로 언급했던 안대희 전 대법관과 장제국 동서대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홍정욱 전 의원도 28일 입장을 내고 "역량이 부족하다"며 고사했다.
홍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직의 직분을 다하기에 역량과 지혜는 여전히 모자란다"며 "따라서 당장의 부름에 꾸밈으로 응하기보다는 지금의 자리에서 세상을 밝꾸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광역단체장 후보군들의 '한국당 기피' 분위기가 앞으로 있을 영입 작업에도 영향을 줄 경우, 가뜩이나 사정이 어려운 처지에서 지방선거 필패론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부산대 정치학과 김용철 교수는 "아직은 가능성이 낮지만 한국당 출마를 기피하는 현상이 힘을 받는다면 수도권 등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지역에선 기초단체장, 기초.광역 의원 후보군 중심으로 불안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며 "이는 일부 후보는 무소속 출마 대신 통합정당 출마를 고민하게 되는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나 정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민주당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수도권은 물론 보수텃밭인 영남권에서도 "이번 선거만큼은 해볼만하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벌써부터 후보군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경쟁에서 밀리는 일부 후보들의 경우에는 일찌감치 민주당 경선을 포기하고 무소속 출마 대신 통합정당 후보로 말을 갈아탈 가능성도 있다.
대부분 여야 1대1 구도였던 역대 지방선거에서도 양쪽의 공천에서 배제된 인물들이 일부 지역에선 무소속 바람을 일으킨 경우도 많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바닥 민심은 이미 거대 양당의 1대1 구도로 재편되는 분위기지만 통합정당 출현은 선거에 적지만 새로운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며 "통합정당은 당선은 못해도 한국당 후보 떨어뜨리기 등의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이미 통합 정당 깃발을 들고 차기 총선을 목표로 이번 지방선거부터 한국당을 포함한 야권 재편을 염두해두고 있다는 얘기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