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최저임금 인상 연착륙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부총리는 22일 서울 세종대로 플라자호텔에서 '정부 경제정책방향의 이해'라는 주제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달라는 건의에 대해 "일자리 안정자금 집행에 대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상황을 보고 상반기 중 제도 보완 방안이나 일자리 안정자금 연착륙안을 만들겠다"며 "최저임금 문제도 그 틀에서 신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이 사상 최대폭(16.4%)으로 인상된 가운데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소상공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월급 190만원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한 30인 미만 사업장에 1인당 월 13만원씩 총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해 보조금을 주는 것은 좋은 정책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경제구조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고육지계"라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을) 올해 끝내지 않겠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제도를 통해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운용하되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양축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상충되는 정책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하며 소득 상위 20% 소득 1%가 늘어나면 경제성장률은 0.08%포인트 떨어진 반면 하위 20%의 소득이 1% 증가 시 성장률을 0.38%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그는 "가처분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증가가 우리 경제에도 역동성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혁신성장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소득주도성장으로 가처분소득을 늘려 분배를 개선해 경제체질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과제로 규제개혁과 노동문제를 꼽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총리는 강연 후 기자들이 가상화폐 과세 방향이 양도소득세 쪽인지 묻자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가상화폐에 거래세, 양도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과세방식을 놓고 검토해왔다. 업계에선 양도세 방안을 유력하게 보면서 향후 주식 등과 비교해 구체적인 세율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또 50년물 국고채 발행계획과 관련해선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올해 수요를 더 분석해서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전향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2016년 10월 1조1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50년물을 사상 처음으로 발행한 데 이어 지난해 3월엔 2190억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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