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통과정 투명화.. 중고폰 시장 활성화 노려.. 당초 가격 공시보다 센 처방
정부가 단말기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중고폰의 이력을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고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나아가 중고폰 활성화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시중에 판매되는 스마트폰에 대한 분리공시, 국내외 출고가 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지원금과 제조사의 판매장려금을 별도로 공개하자는 분리공시는 올 상반기 중 도입될 예정이다. 국내외 스마트폰 출고가를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는 오는 5월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18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3일 이통3사와 제조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등을 불러 (가칭)중고폰 정보제공 회의를 했다. 이는 앞서 정부가 추진하던 중고폰 가격 공시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중고폰에 대한 자세한 이력을 제공, 중고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중고폰은 연간 1000만대 수준으로 시장 규모로 환산하면 1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중고폰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부족하고 유통 단계가 불투명해 시장이 음성화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고폰 실태조사와 함께 가격 공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중고폰에 대한 세세한 이력까지 제공된다면 중고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폰 이력을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정부가 중고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 조만간 관련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달리 방송통신위원회도 단말기 유통 과정의 투명화 정책을 실행할 예정이다.
과거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초안에 포함됐다가 규제개혁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분리공시 도입이다. 현재 국회에 분리공시와 관련된 법안 6개가 발의된 상태다. 방통위는 일단 국회의 법안 통과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방통위는 국내외 단말기 출고가도 공시해 이용자의 선택을 돕기로 했다. 동일한 단말기인데도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국내와 해외의 단말기 가격이 얼마나 다른지, 국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당초 단통법 입법 목적이 단말기 유통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자는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 통신요금 인하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단말기 자급제 및 중고폰 활성화, 분리공시 등의 정책이 자리를 잡는다면 복잡한 시장 구조가 한층 깨끗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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