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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中당국 '그림자금융' 잡기 사활 걸어...시장 대변동 조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9 14:39

수정 2018.02.19 15:41

중국 1월 신규 위안화 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그림자금융 축소, 긍정적 신호
中정부 지난해 전당대회서 디레버리징 재차 강조...시진핑 2기 '금융 건전성' 제고에 방점
美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보폭 넓히는 행보...철강 수입규제로 미중간 갈등 예상
中 전문가들 최근 중국 금융위기 가능성 경고..
中 은행, 보험 감독당국 통합안 모색...금융리스크 방지안 마련에 혈안 
中금융위기론 팽배한 가운데 중국경제 낙관론도 제기
中당국 손실많은 인프라투자 조정 시사...민간, 공공 협업 통한 선별적 투자 나설 것
중국당국이 최근 몇 년에 걸쳐서 부채로 키워온 중국경제 개선을 시사하며 그림자금융 잡기에 대대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를 연출 중이다. 중국 금융시장내 대변동 조짐이 나타나는 와중에 중국발 변동성 가중이 세계 금융권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됐다.

최근 한주를 기준으로 상하이종합지수가 9.6%, (우리나라 ELS의 기초자산으로 많이 활용되는) 홍콩H지수(HSCEI)는 12% 폭락하기도 했다. 지수 하락은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보인데다 위안화 환율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시장에서 주목한 것은 최근 중국 금융당국이 그림자금융을 규제하는데 적극적인 개입에 나선 점이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그림자금융은 동업자예금(금융기관 사이의 예금), 금융기관 자산관리상품(WMP), 위탁대출, 개인대개인대출(P2P) 등이 포함된다. 그림자금융은 지난 2010년 기준으로 15조위안에서 2016년에 96조위안으로 약 6배 이상 증가했다. 한 조사기관에선 WMP 규모만 100조원을 웃돈다는 분석도 내놓은 바 있다.

■중국 1월 신규 위안화 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 증가...그림자금융 축소, 긍정적 신호

중국당국이 그림자금융과 같은 부채를 줄이는데 안간힘을 쏟으면서 중국 1월 신규 위안화 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중국 인민은행은 중국 은행권의 1월 신규 위안화 대출액이 2조9000억위안(약 492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대비 43%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위안화 대출 규모(5844억위안) 대비 4배를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안화 대출 규모가 폭증한 원인을 세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정부 규제강화로 '은행들이 (회계적 편법으로) 대출 규모를 축소하던 관행을 없애고, 부외 대출을 대차대조표에 표기하면서 통계로 잡힌 대출 규모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둘째 정부의 '그림자 금융, 지하 은행' 규제 강화로 기업들이 편법적인 자금조달보다 전통적인 은행권 대출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셋째는 연초 효과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연초에 기업들이 신규 사업 추진에 자금조달에 적극 나서고 중국 은행은 연초부터 선제적으로 대출을 늘리곤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1~2월 춘절 자금수요까지 겹친다고 덧붙였다.

■中정부 지난해 전당대회서 디레버리징 재차 강조...시진핑 2기 '금융 건전성' 제고에 방점
중국은 지난해 5년마다 열리는 전당대회 자리서 디레버리징(부채축소) 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제19차 전당대회 자리는 시진핑 2기 정권 기반을 다지고 중장기 발전 전략을 공식화 하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 중국경제가 최근 몇 년동안 중고속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예전 두자릿수 성장률과 같은 고속성장은 보기 힘들었다. 시진핑 주석은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에 걸쳐서 금융시장 건전성을 제고함으로써 중국경제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킬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당국이 부채를 줄이려는 의지는 최근 몇 년째 지속돼 왔다.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시장연구원 기고문은 "그림자 금융 규제는 수년째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에 새로 나온 규제는 신탁기금의 레버리지 비율 축소(200%→100%), 대주주의 자기 회사에 대한 사모펀드 운용시한 만료, 주식담보양자요건 강화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사실 중국경제는 개방개혁을 기점으로 몸집 불리기와 같은 절대 경제규모 늘리기에 온 힘을 쏟았다. 세계의 공장이란 타이틀을 부여받고 싼 노동력을 활용해 전세계 각지에 제조품을 쏟아낸 것이다. 공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상품 가격이 떨어졌고 세계 소비자는 '메이드인 차이나' 물건에 잠식됐다. 싼 값에 만족한 채 품질을 포기했던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중국 물건을 사용케 된 것이다.

중국이 이제 세계의 공장이 아닌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거듭나는 상황이다. 수출입으로 발생한 흑자로 중국 실물경제를 부양하는 기존 경제구조에서 이젠 소비력을 키운 중산층을 기반으로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로 바뀌어 가는 단계에 직면한 것이다. 중국은 경제체제를 변경하면서 대내외적 진통을 겪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와중에 미국발 악재로 (무역에 따른) 성장동력이 한풀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나쁜 입'을 놀리며 세계시장내 파장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美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보폭 넓히는 행보...철강 수입규제로 미중간 갈등 예상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한중일 세국가를 꼬집어 "이들 세국가는 미국과 무역에서 대량 흑자를 기록해 미국 상대로 살인(Murder)을 자행했다"는 등의 비상식적 언행으로 군중, 특히 동아시아 3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후 수차례에 걸쳐 '선 여론몰이, 후 발언 조정 및 협상' 행보를 보이는 등 정치를 사업 전략에 접목하는 '비즈니스맨'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 언행도 같은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말해 미국이 관련국과 무역적자가 심각한 수준임을 대중에게 인식시켜 여론을 조성,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성하고 미국이 이익을 보는 선에서 협상을 주도하는 식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자유무역 선봉장을 자처했던 미국, 행정당국이 최근 주요 철강 수출국에 고비율 관세 적용을 예고함으로써 보호무역, 미국우선주의 추진 의지를 재차 공식화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엔 철강 수출국에 적용할 수입 규제안이 담겼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베트남 등 12개 국가에 53%의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 국가별 대미 수출액을 2017년의 63%로 제한하는 방안 등 세 가지가 제안됐다. 소식통들은 백악관의 최종 결정은 오는 4월 11일 전에 나온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번 철강 수입 규제안을 시작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더욱 강화하게 되면 미중, 양국은 물론이고 전세계 미국발 무역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이 올해를 기점으로 전방위적인 개혁 단행 의지를 밝힌 상황서 일시적인 성장률 둔화는 필연적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촉발된 대외 악재가 성장 모멘텀을 더욱 꺾지는 않을지를 두고 시장내 의견은 분분한 상황이다.

■中 전문가들 최근 중국 금융위기 가능성 경고해
중국은 내부적으론 금융시장 건전성을 제고하고 외부에선 미국발 보호무역 기승에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대내외 악재 와중에 최근 중국 전현직 고위관료와 해외기관 등이 일제히 중국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러우지웨이 중국 전국사회보장기금(NCSSF) 이사장이 최근 한 포럼에서 “중국의 금융시스템은 심각하게 왜곡, 엉망진창이 됐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보다 위험 수준이 높을지 모른다”는 말을 했다.

궈수칭(郭樹淸)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도 "악성 부채 증가, 금융회사의 불완전한 내부 위험 관리 시스템, 상대적으로 높은 그림자금융 비중, 규율 위반 등이 금융위기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면서 "기업 부채비율 감소와 가계 대출 제한, 그림자금융 해체 작업 등에 집중해 막중한 금융리스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금융위기가 터질 확률이 다른 고위험 국가보다 두세 배 높은 13%라고 밝힌 바 있다. 급증하는 부채가 금융위기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이후로 중국 GDP 대비 가계 및 기업 부채 비율이 약 두배 상승해 금융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 보험 감독당국 통합안 모색...금융리스크 방지안 마련에 혈안
중국은 금융리스크가 경제 뇌관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위해서 선제적인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은행과 보험 감독당국 통합으로 디레버리징 효과를 극대화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 당국이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와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위)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금융감독기구 조직개편안에 대한 초안을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은행과 보험 감독 기능을 한 지붕 아래 두면 금융위기 발생시에 공조를 원활히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조직개편 검토는 시진핑 주석이 정책상 최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디레버리징을 원활히 하기 위한 행보라고 진단했다. 은행과 보험사는 중국내 그림자금융의 주범으로 꼽히는 만큼 부채관리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속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中금융위기론 팽배한 가운데 중국경제 낙관론도 제기
중국 금융을 두고 위기론이 시장 전반에 팽배한 상황에서 중국경제 낙관론도 전해졌다. 일각에선 중국경제가 경기호황기를 지칭하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에 매우 접근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앤드류 틸튼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 지난 1년 중국은 일련의 긴축정책 배경에서 비교적 빠른 성장을 실현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로 그림자금융 등 분야에 대한 금융 감독관리를 강화해 전체적인 대출 증가율을 억제한 점, 1선 도시 부동산 시장을 통제해 집값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억제한 점, 공급측 구조개혁을 실현해 PPI(생산자물가지수)의 상승을 추진했지만 더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박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 세가지를 통해 빠른 성장세를 구가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긴축정책은 대부분이 그림자금융이나 환경오염 등 분야 감독관리에 대한 긴축이지 금리 인상 등 통화 정책상 긴축은 아닐 것"이라 덧붙였다.

■외환관리국 '외환' 유출 단속으로 금융 건전성 제고에 힘 실을 것
중국당국은 디레버리징 뿐만 아니라 외환 유출 단속에도 규제를 강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SCMP 6일 보도에 따르면 외환관리국은 "중국의 경제·금융 안보를 지키기 위해 올해는 더욱 강력하게 그림자 은행과 그 고객을 단속해 처벌할 것이다"면서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가장한 불법 활동 또한 철저하게 단속할 것"이란 발표를 했다.

SCMP는 개인이 해외에서 자신 명의의 은행 계좌를 이용해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은 각 계좌당 10만 위안(약 1천740만 원)에 달했으나, 올해는 개인 1명에 허용되는 연간 총 인출 금액이 10만 위안으로 줄어든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에선 5만 달러(약 5천500만 원)까지 환전이 허용되며 이를 초과하는 환전은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中당국 손실나는 인프라투자 조정 시사...민간, 공공 협업 통한 선별적 투자 나설 것
중국은 금융개혁은 물론이고 수익이 나지 않는 '인프라투자'도 대폭 조정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리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이제 우리는 '흰색 코끼리(White Elephant)'로 불리는 손실 프로젝트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흰색 코끼리'는 외관은 화려하나 쓸모 없는 무용지물을 의미한다. 화려한 외면을 유지하는 데 돈이 많이 들지만 처분하기도 힘든 애물단지를 일컫는다.


진 총재는 "손실을 내는 프로젝트는 대부분 공적 부문에서 나온 것"이라며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이 과시 목적으로 수익성이 부재한 프로젝트에 정부 돈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투자 손실을 줄이기 위한 광범위한 컨설팅을 진행하라고 했다"며 "민간, 공공, 다양한 이해 관계자가 참여할 것이다.
앞으로 환경 개선 기여도가 인프라투자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mkim@fnnews.com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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