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고양시 킨텍스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엔 두 정상의 만남을 생중계로 지켜보던 내외신 수천 명의 기자들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일제히 박수 갈채를 보냈다. 두 정상의 대화 내용 하나 하나에 귀를 기울이던 기자들은 분위기가 좋아질 땐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고, 예상치 못한 상황 전개에는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10년만에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인 역사적인 현장에는 전 세계 언론매체들의 관심과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메인프레스센터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3071명의 기자들이 몰렸다. 해외에서도 37개국 외신기자들이 취재에 동참했다. 내외신을 합쳐 대한민국 정부에서 개최한 행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마련된 프레스센터도 축구장 1개 크기와 맞먹는 1만㎡에 달한다.
다양한 국가에서 온 수천명의 취재진이 취재경쟁을 벌이는 것은 기자들에게도 진풍경이자 또다른 취재거리였다. 정상회담을 취재 중인 기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바빴다. 일부 언론이 기자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9시27분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행단과 함께 판문각 남쪽을 향해 내려오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자 기자들이 처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홍콩에서 온 한 외신기자는 감격에 겨워 눈물까지 흘렸다.
이후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제안으로 문 대통령이 잠시 북쪽으로 월경하는 등 예상치 못한 전개가 있을 때마다 기자들은 환호와 박수를 연달아 보냈다. 동시에 속보 기사를 처리하느라 분주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두 정상이 평화의집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큰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평화의집 현장에 있던 촬영기자들이 두 정상의 모습을 가리는 장면이 그대로 방영되자 프레스센터 기자들은 웃음과 함께 애교 섞인 야유를 보냈다.
이후 김 위원장이 농담 섞인 발언을 할 때마다 프레스센터 분위기도 들썩거렸다. 정상회담 모두발언 도중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께 멀리 평양에서부터 가져온 냉면을…"이라고 말하다 멈칫하더니 "아, 멀다고 말하면 안되갓구나. 맛있게 드시길 바란다"고 하자 장내에 또 한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전세계 취재진들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366명의 대규모 기자단을 보내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했다.
세계 유력 언론사의 간판 스타들도 미디어센터와 임진각 등을 찾아 정상회담 상황을 생중계로 전했다. 미국 CNN은 이틀에 걸쳐 서울에서 남북정상회담 특별방송을 했고, 간판 앵커인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를 파견했다. 중국 CCTV의 대표 앵커 쉐이쥔이도 현장 스튜디오에서 회담 상황을 전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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