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오수봉 하남시장 무소속 재선출마 강행 '시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3 01:39

수정 2018.05.03 01:39

오수봉 하남시장.
오수봉 하남시장.


[하남=강근주 기자] 오수봉 하남시장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 2일 하남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직원 월례회의에서 오수봉 시장은 “저는 이제 험지로 출발한다. 여러분을 사랑하고 시민을 사랑하기에 반드시 돌아와 일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을 나와 무소속으로 하남시장 재선에 도전한다는 사실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비록 공식 선언은 아닐지라도 월례회의는 공식석상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오수봉 시장은 월례회의에서 “지난 1년간 일한 걸 24만 시민이 잘 알고 있고 700여 공직자가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승리에)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설령 무소속으로 나간다 해도 재선에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잔뜩 묻어나는 발언이다.

실제로 오수봉 시장은 시민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작년 4월 하남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뒤 현장을 발로 뛰는 행정으로 민원을 해결하고 하남시 브랜드를 높여 왔다. ‘파란 운동화’ ‘머슴’이란 애칭도 시민이 지어줬다.

때문에 지역 정가는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오수봉 시장의 재선은 떼어 놓은 당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오수봉 시장은 올해 1월22일, 산불감시원 채용 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발목이 잡혔다. 하남시장 경선에서 컷 오프 되는 수모도 겪었다.

오수봉 시장은 산불감시원 채용 비리와 관련해 월례회의에서 “제 잘못으로 하남시 공적이 실추돼 시민께 죄송하다”면서도 “선출직 공직자로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국가유공자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당한 업무를 수행했다. 다시 시장에 당선되더라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덧붙혔다.

이런 입장에는 억울함이 담겨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상황에 선악 이분법의 잣대만 들이댄다는 항의가 읽혀진다. 그래서 오수봉 시장은 평소 지론인 "시장의 공과는 선거로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지자의 거센 항의도 무소속 출마를 재촉했다는 분석도 있다. 산불감시원 채용 비리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지 않지만 경선 컷 오프라는 사형선고를 내릴 사안은 아니다는 주장이 오수봉 시장의 지지자 사이에는 팽배하다. 일단 경선에 참여시켜 시민이 판단을 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남다른 소명의식과 하남사랑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배경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치인은 “오수봉 시장은 공복으로서 사명감이나 자부심이 대단하다. 지난 보선 출마도 공복 역할을 자임한 결과였다. 게다가 하남을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도시로, 강남과도 견줄 만큼 잘사는 도시로 만들려는 의욕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오수봉 시장은 어린이날 등 연휴가 끝나는 대로 하남시장직을 내려놓고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하남시장 선거는 민주당 출신 무소속 후보와 민주당 후보가 진검승부를 벌이는 진풍경이 연출될 전망이다.
오수봉 시장이 장담한 대로 살아 돌아와 다시 시장으로 일할 수 있을는지 여부는 오직 하남시민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