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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국민편의보다 코레일 수익이 우선인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7 16:30

수정 2018.05.07 16:30

통합 반대 SR사장 사의.. 공청회 통해 득실 따져야
서울 수서발 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 이승호 사장이 지난주 취임 1년1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3년 임기를 절반도 못 채웠다. 국토교통부는 "SR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거기에 맞게 바뀌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코레일과 SR 통합을 반대했던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선 "시간을 갖고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코레일 자회사인 SR는 출범 약 1년 만에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SRT 요금은 KTX보다 10% 싸다. 서울 수서에서 출발해 강남권과 인근 경기권 소비자를 빨아들였다. 그 덕에 6개월 만에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은 지난 한 해 KTX보다 싼 요금으로 713억원을 아꼈다. 철도 이용자는 하루 평균 4만명 더 늘었다. 철도시설공단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SR가 영업이익의 50%를 선로사용료로 냈기 때문이다.

'메기 효과'도 컸다. SR가 수서노선을 개통하자 코레일은 사당역~KTX 광명역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다. 수서노선에 빼앗긴 고객을 만회하자는 의도였다. 운임의 5~10%를 마일리지로 주는 서비스는 없앴다가 부활시켰다. SRT가 특실 견과류서비스, 스마트폰 예매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선하자 코레일도 따라 도입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코레일과 SR 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엔 국토교통부가 두 회사 통합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국토부는 용역을 낸 배경으로 "코레일과 노조가 경쟁체제로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통합을 염두에 둔 모양새다.

차기 SR 사장도 정부 입맛에 맞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분 41%를 가진 코레일이 사장 추천권을 가지고 있어서다. 코레일 오영식 사장은 지난해 2월 취임 당시에도 "SR 운영으로 코레일 적자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SR와 코레일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상태라면 국민 편익보다 코레일과 노조편을 든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경쟁체제 출범 2년도 안 돼 통합을 논의하는건 무리수다.
그래도 공감대를 얻으려면 공청회라도 열어 득실을 따지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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