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이민 정책을 앞세워 집권에 성공한 이탈리아 신정부가 난민들의 입항을 거부하면서 본격적으로 지중해 항구를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영국 BBC는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신임 내무장관 겸 부총리가 대규모 이민자를 태운 난민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불법 이주자에 대한 전면 추방 등 강경 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 세력이 된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당의 대표인 살비니 장관은 리비아 해안에서 이주민 629명을 태우고 온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거부했다.
살비니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남쪽에 있는 섬나라 몰타에 이 난민구조선의 입항을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몰타가 이를 거부하면 난민구조선들이 이탈리아 항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위협했다고 dpa통신이 이탈리아 일간지 라리퍼블리카를 인용해 전했다. 살비니 장관은 페이스북에 "몰타는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프랑스는 국경에서 사람들을 밀어내고, 스페인은 무기로 국경을 방어한다"면서 "오늘부터, 이탈리아도 인신매매, 불법 이민 산업은 안된다고 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동맹당 계속해서 충돌을 빚었던 루이지 데 마지스트리스 나폴리 시장은 "나폴리는 자금 없이도 생명을 구할 준비가 돼 있다"라면서 난민구조선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중동과 마주보고 있는 이탈리아는 유럽 난민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로 지난 2013년 이래 이탈리아에 도착한 유럽행 난민은 약 70만명에 달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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