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에 암 걸린 20대 실형.. 중고나라서도 1천만원 사기
인터넷 상에서 말기암환자 행세를 하며 자신의 형편이 어렵다고 속여 불특정인으로 부터 거액의 치료비 뜯어낸 20대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별다른 직업이 없던 이모씨(26)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암환자 행세를 했다.
이씨는 사이트에서 알게 된 A씨에게 "암 투병 중인데 병원비가 없어 치료조차 받지 못한다. 거주지도 일정하지 않다"고 속였다. 이어 "바깥에서 자니까 너무 추워서 찜질방이라도 가고 싶다. 돈을 빌려주면 반드시 갚겠다"고 거짓말했다. 불쌍한 마음이 든 A씨는 4개월간 22회 걸쳐 781만원을 이씨에게 보냈다.
이씨 동정심 사기는 계속됐다. 지난해 12월 그는 B씨에게 말기암 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언제든지 사망할 수 있는 것처럼 굴었다. 이씨는 일대일 메신저로 B씨에게 "밥값을 빌려주면 반드시 갚겠다"고 돈을 뜯어냈다. B씨는 3개월간 16회 걸쳐 약 217만원을 보냈다.
지난 1월 이씨는 "고아로 자라 돌봐줄 사람이 없이 고시원에서 생활한다"며 "차비를 빌려주면 반드시 갚겠다"며 C씨를 속였다. C씨는 3개월간 16회 걸쳐 214만원 가량을 보냈다.
이씨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대화로 속인 3명에게 뜯어낸 돈은 54회 걸쳐 총 1200여만원에 달했다. 이밖에도 이씨는 지난 2월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72만원을 주면 노트북을 보내주겠다"고 글을 올린 뒤 돈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는 수법으로 32회걸쳐 약 10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결국 이씨는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정혜원 판사)은 이모씨(26)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각 범행은 피해자들 신뢰를 저버린 것으로서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동종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들이 다수고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양형이유로 들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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