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왜가리 가족의 힘겨운 여름나기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7 08:18

수정 2018.08.07 08:18

울산 태화강철새공원 대숲에 둥지 
새끼 위해 뜨거운 햇빛 차단에 안간힘
철새관찰 CCTV’ 고스란히 담겨
울산 태화강 철세공원 대숲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은 왜가리가 날개로 햇빛을 가리며 새끼를 보호하고 있다. 울산시가 CCTV로 촬영한 영상에서는 어미 왜가리가 햇빛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며 그늘을 만드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울산시
울산 태화강 철세공원 대숲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은 왜가리가 날개로 햇빛을 가리며 새끼를 보호하고 있다. 울산시가 CCTV로 촬영한 영상에서는 어미 왜가리가 햇빛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며 그늘을 만드는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울산시

【울산=최수상 기자】 유래 없는 폭염으로 자연 생태계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 태화강철새공원 대숲에서 뜨거운 햇빛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려는 왜가리 가족의 힘겨운 여름나기 모습이 포착돼 감동을 주고 있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태화강철새공원에 설치된 ‘철새관찰 CCTV’에 대나무숲 꼭대기에 둥지를 튼 왜가리가 최근(7월 31일 촬영) 부화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하루 종일 햇빛의 방향에 따라 움직이면서 그늘을 만들어 새끼의 무더위를 막아주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왜가리 어미는 오전 동쪽에서 해가 뜨면 해가 뜨는 방향에서 날개를 펼쳐 새끼들에게 내리쬐는 햇빛을 가려주다가 정오와 오후를 지날 때까지 해가 이동하는 방향 따라 위치를 바꾸어 해가 지는 시간까지 햇빛을 가려주고 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새끼를 보호하다 햇빛이 약해지면 비로소 먹이활동을 위해 둥지를 비우고 먹이터로 이동하는 모습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특히 최근 34℃ ~ 38℃까지 올라가고 있는 극한 폭염 속 무더운 날씨에 포착된 왜가리의 남다른 모성애를 확인할 수 있는 모습이라 놀라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화강철새공원에는 매년 3월이 되면 쇠백로, 황로, 중대백로, 중백로, 왜가리, 해오라기, 흰날개해오라기 등 총 7종 백로와 철새 8,000여 마리가 찾아와 둥지를 틀고 번식을 하여 10월이 되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로 날아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여름철새 도래지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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