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가치 잘 이해하는 한국, 블록체인 선도국 기회 아직 있다"
"과거 비상장회사에 쉽게 투자를 못했지만, 여러 규제 환경이 바뀌면서 일반인들도 초기부터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유틸리티 코인을 보유하고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됐다. 다음 단계는 증권형토큰이다. 모든 형태의 자산을 토큰화 시켜 누구나 초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부동산이나 주식, 금융상품 등이 모두 토큰화될 것이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증권형토큰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며 기존 주식회사의 개념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기업에서는 증권형토큰과 비슷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23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코리아블록체인엑스포'에서 연사로 나서 증권형토큰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사례를 소개하며 증권형토큰 시대를 예고했다. 증권형토큰은 일종의 주식과 같은 역할을 하는 암호화폐로 자산의 가치를 증명하는 암호화폐를 뜻하는 용어다.
■우버-에어비앤비도 증권형 토큰 시도
최근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연달아 미국증권위원회(SCE)에 서한을 보내 자신의 비즈니스에 기여하고 있는 호스트와 우버 드라이버에게 주식을 나눠줄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우버가 10년동안 성장하면서 상장하면 100조 정도의 가치를 가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버 드라이버는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증권형토큰이 도입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같은 시도를 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SEC에 서한을 보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동스쿠터 시장의 선도기업인 스핀은 전통적인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는 대신 시큐리티 토큰을 발행해 자신들의 고객이 될 수많은 대중들로부터 투자를 받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외에도 루나DNA라는 기업은 DNA 데이터를 주는 고객들에게 회사 주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김 대표는 "결국 주식회사 모델은 여러가지 제약에 의해 주주가 된 소수의 사람만 주주로 남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위해 기여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프로그래밍에 의해 자동으로 증권형토큰을 주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세계에서 디지털 자산 가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한국인"
그러면서 김 대표는 한국이 이같은 시장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이면 초당 정보처리속도(TPS) 등의 확장성 문제가 대부분 해소될 것이며, 그 이후에는 이같은 증권형토큰의 가치를 믿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한국의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김 대표는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전세계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국민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 세계 최초의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 아이템베이, 세계 최초로 가상 아바타를 판매한 '세이클럽', 세계 최초로 게임머니를 환전할 수 있었던 '한게임' 등이 모두 한국에서 등장한 서비스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이 만들어졌을때 한국인들이 가장 빠르게 반응하고 열광했던 것은 이같은 역사속에서 디지털 자산이 정말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블록체인 분야의 리더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한국을 찾고 있는 것은 한국이 블록체인 기반 산업의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국가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종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미국이나 중국같은 대기업에게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이 한국에게는 절호의 기회"라며 "블록체인 산업은 태생부터 글로벌로 나갈수밖에 없는 산업이기 때문에 지금 발빠르게 대응하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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