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권한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외부의 목소리와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현직 검사들의 폭로 및 항명사태로 위기를 맞았던 문무일호가 검찰 개혁을 위한 내부 결속을 다지기에 나섰다.
■개혁 위해 내부 단결 '우선'
4일 일선 검사들에 따르면 문 총장은 항명사태 이후 내부 수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간부들을 통해 평검사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대책 마련에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5월 15일 안미현 검사가 소속 기관장의 승인 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뇌부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의 독립적 운영을 공언한 것과 달리 수사에 개입했다"는 등 수사 과정을 폭로한 데 이어 수사단이 "문 총장이 수사단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검찰 내부 갈등을 표면화됐다.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 "수사 지휘가 적법했다"는 결론으로 혼란은 일단락됐고, 이 와중에 문 총장은 검사들의 불만이 있고서는 검찰 개혁이 어렵다고 판단, 내부 결속에 나섰다는 것이다.
일례로 사법농단 의혹 등 대형사건 수사팀에 검찰 인력이 다수 파견되면서 일손이 부족한 민생치안 관련 부서들이 생겼지만 대검찰청 연구관들을 투입해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대검의 한 검사는 "'일선에서의 불만이 요즘 뭐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 편"이라며 "내부를 다독이려는 문 총장의 애쓰는 모습이 일선 검사들에게까지 전달돼 지지층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검사도 "문 총장이 항명 사태 이후 빠르게 내부를 안정시켰다"면서 "문 총장과 내부가 소통하면서 문 총장의 지지세가 견고하다"고 전했다.
■의사결정 기록화 등 자체 개혁도 적극적
아울러 자체 개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특히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가 지난해 11월 검찰의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하고 형사기록 공개를 확대하라는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문 총장에게 전달한 이후 철저히 시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관련 의사결정 과정을 일일이 기록해 나중에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부장검사 등 간부들이 강력히 반발했지만 그는 오히려 제도 정착화에 힘썼다는 게 일선 평검사들의 전언이다. 서울고검 검사는 "문 총장은 검찰개혁위가 여러 안을 권고한 대로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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