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남북 '軍 갈등' 협의할 군사공동위 출범 '지지부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8 16:48

수정 2018.12.18 16:48

적대행위 금지·GP시범철수·JSA 비무장화 등 완료
반면 군사문제 풀 남북군사공동위 출범 지지부진
비핵화 교착화·군사합의 조항 논란 등 발목잡았나
현 상황 유지하려는 北의 의도적 가동지연 가능성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적대행위가 금지되고 시범철수를 하기로 한 GP의 파괴와 검증이 완료되는 등 합의가 이행되고 있다. 하지만 남북군사회담을 정례화하고 합의 이행사향을 점검 및 평가할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가동은 표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적대행위가 금지되고 시범철수를 하기로 한 GP의 파괴와 검증이 완료되는 등 합의가 이행되고 있다. 하지만 남북군사회담을 정례화하고 합의 이행사향을 점검 및 평가할 남북군사공동위원회의 가동은 표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이행하기로 했던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들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이행 사항들을 평가하고 점검할 '남북공동군사위원회' 구성과 가동은 하세월이다.

군사적 이행 조치들이 특정 시기를 완성 시점으로 못 박은 것과는 달리 군사공동위는 '조속히' 구성한다는 모호한 말로 되어 있고 남북이 서로 조율해야할 사항들이 있어 현재로선 연내 가동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방부의 입장은 가급적이면 연내 군사공동위의 구성을 하는 것이다. 지난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군사공동위 구성과 관련해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라고 말했다.


18일 군 관계자는 "조속히 구성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남과 북이 합의할 경우 언제든 군사공동위가 가동될 수 있지만 남북 위원장의 격을 맞추는 문제, 군사합의 내용 중 일부가 해석에 논란을 빚는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연내 가동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1992년에 운영방안 등이 상세하게 마련된 만큼 군사공동위의 격 문제 등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고, 지지부진한 북미 비핵화 협상, 최근 불거진 군사합의서 1조 1항 해석의 문제· 조항 수정소요 발생 등이 군사공동위 가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군사합의 1조 1항에는 "쌍방은 어떤 경우에도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쌍방은 대규모 군사훈련 및 무력증강 문제 (후략) 등에 대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최근 북한은 우리 군의 군사대비태세와 정례적인 무기 도입에 대해 남북군사합의를 걸고 넘어지며 군 당국을 '호전광'으로 표현하고 도발 책동, 대결 분위기 조성을 멈추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군사합의를 자신들에게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대남 비난이 이어지고 군사합의에 따른 혼선이 커지자 국방부는 지난 17일 "군사합의서 자체는 수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사공동위가 구성되면 거기서 여러 가지 군사현안에 대해 협의하게 되는 것이지 문구를 수정하려는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한편 그동안 제한적인 군사적 긴장완화를 뛰어넘는 본격적인 군사적 신뢰 조치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현 상황을 이어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군사공동위 가동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군사공동위가 가동되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 군사적 신뢰 조치 본격화가 불가피해 북한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은 26년 전부터 군사공동위를 보이콧했고 그 기조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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