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술을 마시던 중 사소한 시비가 붙어 지인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충동조절장애를 이유로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을 주장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모씨(32)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10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성격적 결함은 그것이 매우 심각해 본래 의미의 정신병과 동등하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2017년 8월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가 반말을 하고 뺨을 때리자 격분해 흉기로 피해자의 목 부위 등을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7년 7월 자신의 이별통보에 욕설을 하며 화를 내는 여자친구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뇌전증 및 충동조절장애를 앓고 있는 박씨가 피해자의 도발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심신장애를 인정해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박씨가 범행 당시 상황을 상세히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충동조절장애가 정신병에 이를 정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신장애 주장을 기각하고 형량을 징역 3년10월로 높였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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