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

환율 어디로 가나…합의 못 본 하노이 회담 영향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4 16:33

수정 2019.03.04 16:33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지만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 추이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부와 한국은행은 앞으로 북미 협상 전개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외국인 투자자 움직임 등 관련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북미 정상회담 후폭풍···'미풍'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2원 오른 1124.9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26일 1118.6월까지 하락했다.
회담의 성공을 낙관하는 분위기에서다. 그러나 회담이 결렬되면서 원화가 약세로 전화됐고 지난달 28일에는 1120원대로 올라섰다. 단기적으로 원화가 소폭 약세였지만 우려와 달러 북미 정상회담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이다.

이는 국가부도위험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CDS 프리미엄은 우리나라 정부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부도 보험료를 말한다. 부도 위험이 크다면 그만큼 부도보험료(프리미엄)도 커지고 안정적이면 프리미엄은 낮아진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일 CDS 프리미엄은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도 29bp(bp=0.01%포인트)로 전일과 비교하면 1bp 떨어졌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을 유지했다.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우리 시장을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와 한은에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점검회의를 통해 "북한 관련 이벤트가 미치는 영향이 대체로 일시적이고 제한적이었던 만큼 회담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도 이날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서 "향후 대화국면 유지 기대 등으로 추가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협상 전개양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 등 관련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역협상과 미 통화정책이 주요변수
북미 정상회담 이슈와 달리 환율 시장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미 연준의 통화정책의 경우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원화의 추가적인 약세를 저지한 것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었다는 분석이다.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 원화 강세 요인이 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농산물과 화학제품, 자동차 등 미국산 제품에 관세나 무역 제한 조치를 낮추는 것을 제안했고 미국도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중 상당 부분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도 원·달러 환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 연준이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 입장이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가능하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변동성 확대되고 원화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상반기 중에는 미·중 무역전쟁의 완화, 하반기에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무역협상이 잘 풀리고 중국이 경기부양 의지를 나타내 글로벌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심리가 커지면 위험 선호 심리의 회복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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