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금천구 돌보미 아동학대 계기.. "CCTV 의무화, 도움 되지만 인권문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4 13:51

수정 2019.08.22 10:51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정부 지원 아이돌보미가 14개월 영아를 학대했다는 글과 함께 CCTV 편집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이후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3일 서울 금천구 건가다가센터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돌보미의 자격이나 교육에 대해 각별히 신경 쓰겠다"라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또 이날 서울 금천경찰서는 아이돌보미 A씨를 소환해 영아를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조사를 벌였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해당 게시글은 4일 오전 11시 기준 23만 9000여 명이 청원에 동의를 했다. 청와대는 이제 이에 마땅한 답변을 해야 한다.


4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는 일명 ‘금천구 아이돌보미 아동 학대사건’과 관련,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가 출연해 전반적인 대담을 나눴다.

오 전문의는 CCTV 영상을 보곤 “잠이 안 왔다”라며 “영상이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아이 돌보미를 맡기는 엄마들이) 얼마나 불안할까 그리고 돌보미분들이 느낄 직업에 대한 상실감,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신을 어떻게 우리가 해결할까 하는 걱정이 커 사실 잠이 안 왔다”고 심경을 전했다.

오 전문의는 해당 아기가 겪었던 아동 학대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아이 같은 경우에는 먹는 것, 자는 것에 있어서도 학대가 이뤄졌다. 그러면 이 아이 입장에서는 모든 것은 다 공격이고 두려움일 것”이라며 “이 아이의 심리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매우 두려운 상태를 보일 수가 있다. 그래서 옆에 있는 물건을 던진다든가 할퀸다든가 아니면 자기를 자해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서 더 충격적인 것은 대상 아동이 14개월 된 아가라는 점이다. 이 아이들은 대개 모든 요구가 자기의 생존에 필요한 요구”이라며 “그래서 먹고 자고 불편한 걸 해결해 달라는 이런 요구인데, 이런 아이가 살고 있는 환경은 안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주냐’고 묻자, 그는 “당연하다”라며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학대 행위라든가 성범죄 같은 것들은 아이의 평생 동안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행동이기 때문에 이것을 단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 이런 게 아니라 심각한 범죄행위로 다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돌보미) 자신이 (아기의) 문제행동을 고쳐주려고 그렇게 했다 이렇게 말했지만, 우리가 아이를 가르치고 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인간답게 하기 위함인데 오히려 비인간적인 (훈육) 방법으로 아이를 다루는 걸 어찌 교육이라 할 수 있겠나. 더군다나 14개월 된 아이는 이런 식의 훈육이 필요 없다"라면서 "(돌보미는) 이런 훈육이라는 것을 앞에 내세웠지만 사실은 본인의 병리적인 이런 문제들 중에서 특히 대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힘을 행사하고 통제하고 과도하게 이런 것들을 행사하는 것을 훈육과 가르침이라고 자꾸 얘기하니까 너무 많은 문제들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전문의는 이와 같은 일을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선 CCTV설치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심해야 할 건 이들(전체 보육교사)을 절대 매도해선 안 된다. 그러나 아주 소수의 인원이 굉장히 문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걸러내느냐가 문제”라며 “그러한 인성, 적성 검사를 모두에게 제공하고 스크리닝을 통해 평균 통계에서 동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걸래낼 수 있는 검사들을 체계하거나 16시간 보수교육을 좀 더 강화하는 과정들이 있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각 가정에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해선, “(CCTV 설치가) 도움이 되긴 한다”라며 “그러나 보육교사들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본인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나 이렇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아이를 돌볼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잘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한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들이 있다. 이런 걸 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직장 어린이집이 더욱 강화됐으면 좋겠다”면서 “퇴근할 때까지 돌봐주는 시스템, 그다음에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지역 어린이집이 좀 활성화돼서 아이들이 부모가 없는 시간 동안 국가의 체계에 의해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그런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아동학대 #아이돌보미 #진선미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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