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 하반기 '제2의 마루180'을 개관할 예정이다. 마루180 인근에 있겠지만 3배 정도의 연면적에 지원 스타트업도 3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규모의 확대를 넘어서 더 다양한 이들에게 스타트업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 사진)가 25일 서울 역삼동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에서 열린 '마루180 개관 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포부다.
정 상임이사는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의 장녀다. 지난 2013년 아산나눔재단에 합류해 2014년 마루180을 만들고 국내 대표적 스타트업 창업지원센터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현재는 아산나눔재단의 상임이사가 되어 재단의 안살림을 총괄하고 있다.
정 상임이사는 "마루180을 처음 기획했을 때 업종을 제한하지 않았지만 결국 입주기업 상당수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이었다"며 "제2의 마루180은 제조업과 도소매업 등 보다 다양한 업종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이탈 주민이나 경력단절여성 등을 위한 (창업) 프로그램도 고민하고 있다. 함께 하는 곳들과 논의를 해 내년 상반기에 기관의 이름과 구체적인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올해 8회째를 맞이한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도 규모를 키워, 선발팀을 2배로 상금은 3배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상임이사는 마루180가 개관한 이후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개관 후 5년간 마루180 방문객 수는 약 77만명에 이르며, 마루180의 사무공간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수는 총 182개에 달한다"며 "마루180에 장기 입주했던 62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입주 기간 평균 투자 유치금액이 팀당 3억2000만원에서 16억원으로 약 5배 증가했으며, 고용 인력 수는 평균 6명에서 13명으로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마루180 입주 스타트업은 졸업 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5년 생존율은 90.3%로 전체 업종의 창업 기업이 36.3%의 생존율을 기록한 것에 비해 약 2.5배 높게 형성되었으며, 결과적으로 마루180에서의 경험이 ‘데스밸리’를 극복하는 데 있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정 상임이사는 "마루180은 단순히 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페이잇포워드(Pay-it-Forward·선행나누기)' 문화 확산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입주사와 졸업사의 90%가 자발적인 페이잇포워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아산나눔재단은 마루180 운영과 함께 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을 만들어 20여 개의 우수한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에 출자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까지 총 326억원의 출자약정액을 통해 약 9000억원의 펀드 결성에 참여했고, 이들 펀드를 통해 634개의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았다.
정 상임이사는 "사회적인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성공한 창업가가 나오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과제라면 궁극적으로는 이런 개인의 성취가 사회적 성취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재단의 비전을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아산나눔재단 정몽준 명예이사장과 이경숙 이사장도 함께 했다. 정 명예이사장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정주영 고(故)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도록 아산나눔재단이 돕겠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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