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된 이른바 '대림동 여경' 사건과 관련해 민갑룡 경찰청장이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의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 여성 경찰관들은 '여경혐오' '여경 무용론' 등 확산을 멈춰달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민 청장은 21일 서울 미근동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영상에 나오는 경찰관들은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침착하게 조치했다"면서 "여경은 물러선 것이 아니라 지원 요청도 하고 현장에서 피의자를 제압하는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모욕적인 언사를 해도 침착히 자제시키고,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적절하게 조치했다는 것이다.
민 청장은 "해당 여경께서 심신의 충격을 받았고, 휴가도 갔다고 하던데 힘을 내 용기를 잃지 말고 다시 빨리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응원했다.
'대림동 여경 논란'은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동영상이 올라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영상에는 지난 13일 경찰관 2명이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술집 앞에서 취객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과정을 담겼다.
그러나 영상을 본 일부 누리꾼을 중심으로 '여경이 난동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 '시민에게 수갑을 채울 것을 명령했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여경들로 구성된 경찰 내 학습모임 '경찰젠더연구회'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대림동 사건은 공권력 경시 풍조에 대한 경종이 돼야지, 여경혐오 확산으로 오용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이 사건은 경찰관에게 거리낌 없이 욕설을 하고, 뺨을 때리고, 몸을 밀쳐 공무집행을 방해한 범죄"라며 "공무집행방해 사건과 관련한 여성 혐오, 여성 경찰에 대한 비하적 댓글을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은 시민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만, 시민으로부터 모욕을 받아도 무방한 존재는 아니다"면서 "출동한 경찰관이 여성이라고 해 과도하게 비난받아야 할 이유 또한 없다"고 덧붙였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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