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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서 치매 걸린 아내 살해한 남편, 3시간 뒤 아들에게..

뉴스1

입력 2019.05.23 11:20

수정 2019.05.23 13:29

전주지법 군산지원© News1임충식기자
전주지법 군산지원© News1임충식기자

(군산=뉴스1) 임충식 기자 = 치매에 걸린 아내를 살해한 80대 남편이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23일 오전 A씨(81)의 살인사건 첫 공판이 전주지법 군산지원제1형사부(부장판사 해덕진) 심리로 열렸다.

이날 목발을 짚고 법정에 선 A씨는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담담한 표정으로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다.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그냥 재판을 받겠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A씨는 이날 표정변화 없이 재판에 임했다.
반면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A씨의 가족들은 재판 내내 눈물을 훔쳤다.

A씨는 지난 4월22일 오전 2시께 전북 군산시 자택에서 아내 B씨(82)를 흉기와 둔기를 이용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3시간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말없이 흐느끼던 아버지의 목소리에 낌새를 알아차린 아들은 곧장 A씨 자택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B씨 시신 곁에 앉아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고 한다.

A씨가 남긴 유서도 발견됐다. 실제 A씨는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유서에는 ‘너무 힘들었다, 자녀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범행 일체 자백을 받아내고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조사결과 A씨는 “요양병원에 입원하라”는 제안을 아내가 거절하자 홧김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지난 2012년부터 치매를 앓아왔으며, 최근 증세가 악화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서 “많이 지쳤고 힘들었다.
나이가 있어서 간병을 지속하기 힘들었다”며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다”고 진술했다.

다음 재판은 5월30일에 열린다.
이날에는 변호인측이 신청한 증인이 A씨의 아들이 당시 상황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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