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으로 지역경제 회생시킨다는 거제시의 이해할 수 없는 행정
거제시, 관광객과 지역주민 불편엔 나 몰라라.. 규정·예산타령만 늘어놔
거제시, 관광객과 지역주민 불편엔 나 몰라라.. 규정·예산타령만 늘어놔
【거제=오성택 기자】조선업 불황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를 만회하기 위해 관광산업 활성화를 시정목표로 내건 경남 거제시가 정작 관광객들의 편의는 외면하는 엇박자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민선7기 ‘변광용 거제호’는 1000만 관광객 유치를 모토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거제시 경제부흥을 공약사업으로 내걸었다.
거제경제 부흥을 위한 1000만 관광객 유치의 최선봉에 ‘1박3식’으로 유명한 이수도가 있지만,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관광객들은 불편하고 주민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거제시 장목면에 딸린 작은 섬인 이수도는 전체 면적 0.384㎢의 작은 면적에 50여 세대 10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민 대부분은 민박 및 펜션사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형적인 소규모 어촌이다.
이처럼 관광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이수도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거제와 이수도를 연결하는 여객선의 규모가 작고 운항시간 간격이 넓어 관광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수도에 들어가기 위해선 거제시 장목면 시방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는 방법밖에 없다. 시방 선착장과 이수도까지는 직선거리로 1.2km에 불과한 짧은 거리로 여객선을 이용하면 10여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구간을 운항하는 여객선의 승선인원이 46명에 불과한데다, 운항시간도 2시간마다 1회씩 하루 총 7회만 운항한다는 점이다. 그나마 겨울철엔 운항횟수도 6회로 줄어들고 승선인원이 적정인원에 미달할 경우 아예 운항자체를 하지 않는다.
주민들은 수차례에 걸쳐 거제시에 대형여객선 투입을 요청했으나, 거제시는 적자노선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금껏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묵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시방 선착장의 주차장 부족문제다. 전국에서 이수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몰리다보니 소규모 시방항의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이수도 주민들은 시방항 물량장 조성을 거제시에 건의했으나 벌써 몇 년째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이다.
일단 어렵사리 이수도에 발을 들여놓아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먼저 관광객들을 위한 공중화장실과 편의점, 여객선 대합실 같은 편의시설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태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합실의 경우 비닐로 겨우 바람만 막을 수 있는 간이시설이 전부인데다, 공중화장실은 선착장 입구 1곳에만 설치돼 있다. 또 육지에는 흔하디흔한 편의점이 아예 없으며, 선착장 주변에 동네슈퍼보다 작은 구멍가게 1곳만이 영업을 하고 있다.
박정배 이수도 이장은 “거제시에 재래식 화장실이라도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수차례 걸쳐 건의했으나, ‘재래식 화장실은 불법이라 허가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수도에선 ‘잠자고 밥 먹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다’는 관광객들의 불만 섞인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볼거리도 체험거리도 전혀 없으며, 오직 둘레길을 걷는 것이 유일한 관광프로그램이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 “주말에는 여객선 수요가 많아 여객선이 부족하고 평일엔 현재 여객선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며 “주말에만 여객선을 전세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경제성 때문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거제시는 오는 2027년까지 이수도에 하수종말처리장 신축 및 호환도로 개설을 계획 중이지만, 관광체험프로그램 개발 계획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거제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 중인 ‘1000만 관광객 유치계획’이 자칫 공염불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거제시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해 보인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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