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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카슈끄지 살해 사우디 정부 개입 증거있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0 15:48

수정 2019.06.20 15:48

유엔 인권 전문가가 지난해 10월 터키 주재 사우디아리비아 영사관에서 발생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 살해에 사우디 고위 관리들이 개입한 신빙성있는 증거가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BBC와 USA투데이 등 외신들은 유엔 특별조사관 아그네 칼라마르가 정리한 100쪽짜리 보고서에서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사우디아리바아 영사관 안에서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계획적으로 살해됐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관련자 재판을 중단할 것과 유엔이 주도하는 수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 정기 기고가였던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가를 자주 비난해왔으며 망명지였던 터키에서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10월 2일 터키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 들어간 후 실종됐었다.

이번 보고서는 카슈끄지 살해에 개입한 15명의 신원과 행동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범행은 카슈끄지가 서류 신청을 위해 영사관을 방문한 9월28일부터 계획됐으며 이 자리에서 그는 직원으로부터 10월2일 서류가 준비가 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다시 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관계자들은 카슈끄지에게 인터폴로부터 본국으로 이송을 요청받았다고 둘러댔으며 그가 실종될 경우 의심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들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낼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하자 협박하기 시작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칼라마르는 당시 사우디 영사관에서 녹음된 내용 45분 분량을 터키 당국으로부터 입수해 통역의 도움으로 분석했다. 녹음 내용에는 살해를 앞두고 사우디 정보관계자와 법의학 전문가가 살해 후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고 있는 것과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들어오자 그를 ‘제물로 바칠 동물’이라고 부르는 것이 포함돼있다. 녹취 내용에는 “그가 잠들었나?” “계속 밀어” 같은 육성과 톱질 소리도 들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 정보 관계자들은 카슈끄지가 진정제 주사를 맞은 후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사 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믿고 있다.

그동안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카슈끄지 살해 개입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보고서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비롯한 사우디의 고위 관리들에 대한 추가 수사가 요구되는 신빙성있는 증거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국제사회가 사우디아리비아에 가하고 있는 제재가 미흡하다며 빈살만 왕세자가 개입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한 그의 자산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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