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2300여가구 이주
반포 이주수요, 강남3구 보다 가격 선택 폭 큰 '동작' 선호
반포 이주수요, 강남3구 보다 가격 선택 폭 큰 '동작' 선호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36주 만에 상승전환한 가운데 그동안 침체를 벗지 못했던 동작구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0.08%가 올랐다.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울 전세값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지속적인 하락을 기록해왔지만 가격 하락폭이 컸던 단지의 회복세와 신규 입주단지 감소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동작구 전셋값 서울서 가장 큰 폭 상승
9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서울 전세가격은 0.01%가 오르며 매매가와 동반반등에 성공했다. 강남구(0.02%)와 서초구(0.06%), 송파구(0.06%) 등이 저가매수세와 정비사업 이주수요 등으로 상승한 가운데 동작구는 0.08%가 올랐다.
동작구는 작년 4분기 대규모 신규입주 영향으로 하락폭 특히 컸다. 하지만 최근들어 인근 반포주공1단지 이주수요가 일자 전셋값이 뛰고 있다.
반포주공 1·2·4주구는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이주에 나선다. 반포 인근에서 새 집을 구해야 하는 수요만 총 2300여 가구에 달하기 때문에 올 가을 강남3구와 동작 일대의 전세값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강남에서는 더 이상 적당한 전셋집을 구하기가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강남3구의 전셋값을 고려할 때 오래되고 낡은 소형 재건축 단지를 고르지 않는 이상 가격적인 부담이 크고, 부담을 감수하려고 해도 구할 집 자체가 없다.
강남·서초·송파구를 통틀어 올해 하반기 입주하는 아파트는 총 2197가구로 강남구 1320가구(9월), 송파구 697가구(11월) 서초구 180가구(12월) 밖에 없다.
게다가 이들 입주가구는 대부분 재건축 단지로 조합원 물량을 뺀 일반분양물량은 10%에도 못 미쳐 이주수요를 흡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주수요에 동작구 전셋집 '귀하신 몸'
결국 가격 선택 폭이 크고 위치적으로도 반포와 붙어있는 동작구의 전셋집이 '귀한신 몸'이 되는 상황이다.
동작구에서는 하반기 입주물량이 7가구(11월)에 그쳐 전셋값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동작구 전세값은 지난해 -1.27%, 올해 들어서는 -3.42%로 급격히 떨어졌으나 반포주공1단지 이주계획이 잡힌 시점 직전인 지난달 중순 이후로 하락세를 멈추고 3주 연속 반등에 성공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3구의 입주물량이라고 해봤자 9월 입주하는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1320가구 정도인데 이 단지의 일반분양은 69가구 뿐"이라며 "입주물량이 넉넉한 경기도와는 달리 서울은 재건축 이주수요가 생길때마다 주변 전세가격이 반짝 상승하는 등 하락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새 전셋집을 찾지 못하는 수요의 경우 결국 입주물량이 넉넉한 강동권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동구에서는 내년 2월까지 1만4000여가구의 입주 릴레이가 시작된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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