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기상호 강사에 3년 넘게 악의적 댓글 달아
댓글조작업체 동원하고 자사 강사·본부장도 가담 혐의
法 "11억여원 손해배상하라"
댓글조작업체 동원하고 자사 강사·본부장도 가담 혐의
法 "11억여원 손해배상하라"
■"댓글조작에 재계약 불발"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김선희 부장판사)는 11일 메가스터디 전 화학 강사 기상호씨가 이투스와 김형중 대표, 화학강사 백인덕씨, 정성호 본부장, 댓글작업업체와 그 대표 등을 상대로 "이투스 측의 조직적인 댓글조작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낸 10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투스와 김 대표 등은 원고에 1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기씨는 입시 교육업체 메가스터디에서 과학탐구 영역 화학 부문 매출 1위를 올렸던 '1타 강사' 출신이다. 그는 EBS가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 사이트인 EBSi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속계약금만 20억원을 받고, 2012년 말 메가스터디로 이직했다. 그는 이후 2013~2015년까지 3년 연속 메가스터디 과학탐구 영역 강사들 중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에 2014년에만 30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기씨의 강좌는 2015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하락세를 보였고, 결국 재계약에 실패해 2017년 말을 끝으로 메가스터디를 떠나게 됐다.
기씨 측은 갑작스러운 매출 하락은 이투스 측의 댓글조작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투스가 댓글작업업체를 끼고 2014년 1월부터 2016년 말까지 포털사이트와 수험생 커뮤니티 등에 기씨의 강의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렸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와 대표는 물론, 소속 강사들까지 조직적으로 댓글 조작 작업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화학1 20번에 출제된 전기음성도 문제와 관련해 '기상호는 출제가 안 되니 보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틀렸다' '기상호 강의는 러시안룰렛이다' 등 내용의 허위 비방댓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뒤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까지 조작한 것으로 기씨 측은 의심하고 있다.
기씨 측은 "댓글작업으로 재계약이 불발되고, 상당기간 활동을 못하게 됐다"며 이투스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김형중 이투스 대표 등 7명 기소
기씨는 민사소송 외에도 김형중 대표와 이투스 강사 및 직원, 댓글작업업체 대표 및 직원 등 7명에 대해 댓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5월 7일 이들을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의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태호 판사에 배당돼 오는 18일 첫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투스 측의 조직적 댓글작업 정황은 최근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나온 '삽자루'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수학 강사 우형철씨와 이투스 간의 전속계약 무단해지 소송에서도 드러났다. 우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이투스 측이 댓글조작행위를 해왔다"고 폭로했고, 당시 재판부도 "이투스 측이 2013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댓글조작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투스 역시 관련 1심 판결 직후 "마케팅 홍보업체들을 통해 바이럴마케팅(댓글알바)을 한 사실에 대해 수험생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댓글작업을 사실상 시인하기도 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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