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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선 확보 실패했는데도… 한국 압박 강경 기조는 불변 [日 경제보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2 17:45

수정 2019.07.22 17:45

미국 중재 변수될수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참의원선거에서 과반을 획득해 제1당으로서 자존심을 지켰지만 헌법 개정을 할 수 있는 개헌선은 넘지 못하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일본의 대(對)한국 경제보복 추가조치 실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2일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참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은 57석, 공명당은 14석을 얻어 두 집권정당은 총 71석을 확보했다. 아베 총리는 보수적으로 53석 확보를 승패의 갈림길로 내세웠던 만큼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궁극적 목표인 개헌선에는 미치지 못했다.

자민당은 체면을 지켰지만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장악하는 데 실패해 향후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국가', 즉 정상국가로 만들기 위한 개헌은 향후 3년간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하지만 잠시 아베 정권의 브레이크 없는 '극우 폭주'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일본의 대한국 추가보복의 강도는 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일본은 우리의 외교적 해결 노력 시도를 외면한 채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국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강대강' 대결 국면을 지속하고 있고, 양국이 어떤 중재안도 스스로 받아들일 가능성마저 적기 때문에 당분간 대치국면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다만 미국의 중재 노력이 점차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향후 어떤 변곡점을 맞게될지 시선이 집중된다.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에 이어 오는 26일 아베 정권이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수출 시 통관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안보상 우호국가) 배제조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미국 측의 중재 노력이 한·일 간 최악의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개입은 현 상황에서는 최대 변수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일본을 거쳐 23일 한국을 찾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비핵화와 한·일 현안을 논의한다. 이 과정에서 한·일 갈등을 중재할 미국의 '묘수'가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이번 한·일 갈등을 상당히 오래 준비해서 시행했기 때문에 어떤 이벤트의 성격에 따라 입장을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참의원선거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번 갈등이 한·일 각국의 권력이 교체될 때까지 장기화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의 개입과 중재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황을 낙관만 해서는 곤란하다"며 "극단적 보수주의자, 즉 네오콘인 볼턴이 한국과 일본을 찾는 것도 우파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일본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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