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대상 초기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대개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초기 투자금을 확보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투자사들이 스타트업의 사업내용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의 초기투자 및 엑셀러레이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사업가치를 평가받는 시리즈A 투자에 앞서 일정 지분을 투자하거나,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사업초기부터 유망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발굴해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투자업계의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의 견실한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뉴패러다임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7년 말부터 현재까지 총 11개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엑셀러레이팅을 진행한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다.
블록체인 플랫폼 퓨처피아 개발사인 시그마체인과 블록체인 기반 환자통합관리 솔루션 헬스체인어스 등도 뉴패러다임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최근 뉴패러다임 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 상장 벤처캐피탈(VC)인 TS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되며, 보다 안정적인 투자기반을 마련했다. TS인베스트먼트 역시 뉴패러다임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성장·후기·세컨더리 펀드 특화 VC에서 창업초기 단계를 아우르는 종합벤처투자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뉴패러다임 인베스트먼트는 ‘기능 및 비용의 혁신 가능성’을 블록체인 프로젝트 선정의 가장 주요한 요소로 꼽았다.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해 주는 페인킬러(Pain-killer)형 사업모델과 프로젝트팀의 역량, 메가트랜드 기회 등도 평가기준 중 하나다.
크립토펀드 힐스톤파트너스 역시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상 시드투자 집행을 앞두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개인간(P2P) 소액대출서비스 리텀, 증강현실(AR)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사 스캐넷체인 등 블록체인 포트폴리오 6곳을 보유하고 있는 힐스톤파트너스가 초기 시드, 엑셀러레이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 암호화폐 급등락에 따른 자금손실을 막고,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제때 지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황라열 힐스톤파트너스 대표는 “현재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직면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초기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암호화폐 상장 후 거래소를 통해 돈을 회수하는 크립토펀드와 블록체인 기업을 꺼리는 전통VC 사이에서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투자는 지금껏 공백상태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상 중장기 VC 투자 또한 필수적이라 지적한다. 블록체인 산업에도 후기·인수합병(M&A)·세컨더리 펀드 등 보다 다양한 형태와 기간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모태펀드에서 투자금을 받아 운영하는 전통 VC 입장에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 투자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투자자가 눈치보지 않고 신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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