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기자회견 “제주시 최대 현안은 쓰레기 처리난”
초지 훼손 태양광 발전 엄격 대응…‘업사이클링센터’ 건립
초지 훼손 태양광 발전 엄격 대응…‘업사이클링센터’ 건립
[제주=좌승훈 기자] 고희범 제주시장은 “제주시 당면 최대 현안은 쓰레기 처리난”이라며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모든 음식점에 음식물쓰레기 감량기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고 시장은 2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봉개동매립장 내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거부했던 지역주민들이 저와 오랜 시간 협의 끝에 마음을 열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앞으로 쓰레기 처리 정책에 대한 비상한 관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시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음식물쓰레기 감량기 보급을 제시했다.
2016년 11월 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음식물류 폐기물의 발생억제, 수집·운반 및 재활용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면적 330㎡ 이상의 식품접객업과 100인 이상이 이용하는 집단급식소는 ‘음식물류 폐기물 자체 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고 시장은 "현재 음식점에서는 음식물쓰레기 배출 비용보다 감량기 설치비용이 더 들다보니 감량기 설치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배출 수수료를 조정해 감량기를 써도 손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가정에서도 감량기를 설치하면 비용을 지원해 기존 음식물쓰레기를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고 시장은 음식점을 중심으로 음식물쓰레기 감량기 설치를 추진하려면 24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내년부터 예산을 단계적으로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 시장은 또 지난 7월부터 도 전역으로 확대된 차고지증명제 조기 정착과 함께 폐자원을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는 업사이클링((Up-Cycling)센터 건립,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제로에너지하우스 민간 부분 확장을 약속했다.
특히 제주 중산간 초지를 훼손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엄격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시장은 "전국 초지의 48%를 차지하는 제주의 초지를 태양광 패널로 덮으려는 외지의 사업자들이 얼마나 많이 제주시를 찾아왔는지 모른다“며 ”하지만 그때마다 거부했다"고 피력했다. 고 시장은 “중산간 초지는 목축 기지이자 제주의 자연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라며 “중산간 환경의 완충지대인 초지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시 동(洞)지역 쓰레기를 처리하는 봉개동 매립장 인근 주민들은 제주도와 제주시가 매립장 사용 기한을 2011년·2016년·2018년 3차례 연장한 데 이어 이달 들어 또 다시 연장 결정되자 "폐기물처리 기본계획 실패와 땜질식 쓰레기정책의 문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지난 19일부터 쓰레기 반입을 막아왔다.
제주도와 제주시는 이에 대해 주민들에게 근본적인 악취 해소 대책을 추진하고, 매립장에 쌓여 있는 압축폐기물·폐목재도 도외 반출을 통해 빠른 시일 안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귀포시 색달동에 건설 중인 광역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 준공도 최대한 앞당기기로 주민들과 합의하면서 쓰레기대란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게 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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