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왜 왔니' 위안부 강제동원 합리화 위안 놀이
의미 있는 13개 항목 발표
의미 있는 13개 항목 발표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학교 생활 속에 숨어 있는 일제 잔재 청산 작업에 나섰다.
2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6월 28일부터 7월12일까지 초·중·고 교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생활 속 일제 잔재 용어 수집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160개 학교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모두 312건의 의견을 제출했고, 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100주년 특별위원회 지원팀이 제출된 의견을 분석하고, 역사전문교사 7명과 함께 검증을 거쳤다.
검증 결과 명칭과 용어, 학교문화, 학교 상징물 등의 3개 분야에서 13개 항목이 대표적인 용어들이 선정됐으며, 사례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용어들이었다.
우선 '반장'과 '부반장'의 경우 일제시대 급장(級長) 혹은 반장(班長)은 학급에서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으로 주로 담임교사에 의해 지명되어 담임교사의 대리자로 활동했다는 용어에서 비롯됐다.
일본에도 급장(級長)이 있었으나 패전 이후 명칭이 학급위원(學級委員)으로 바뀌었으며, 지금은 회장, 부회장 등으로 대부분 교체되었으나 습관적으로 일상용어로 사용중이다.
이어 '훈화'의 경우 일제 강점기 군대 용어로 감시와 통제를 위해 사용된 것으로 '덕담'이나 '도움 말씀'으로 대안이 제시됐으며, 차렷과 경례 역시 군대식 거식 경례로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바친다는 의미로 '바른 자세', '인사' 등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수학여행'이나 '소풍', '수련회'는 일제가 1907년부터 조선인 학생을 일본에 보내 일본 문화를 익혀 민족정신을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 활동으로 문화탐방 또는 문화체험활동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밖에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인 출전 구호 '화이또'에서 유래된 '파이팅'도 일제 잔재 용어로 선정됐으며, 교실 정면에 태극기를 게시하는 방식도 국기를 액자 속에 넣어 경배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며 국가주의와 권위주의의 산물이며 자발성이 배제된 애국의식 강제는 비교육적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어린 시절 한번쯤 해보았던 '우리집에 왜 왔니', '꼬리따기', '대문놀이', '비석치기' 등도 일제 강점기 위안부 강제 동원을 합리화 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 놀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발굴된 용어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학교 구성원들이 토론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이번 예시안은 일종의 권고안으로 일제 잔재 청산은 반일이나 일본 배척이 아니라 과거 역사를 반성하고 평화 지향의 미래로 나아가는 디딤돌을 놓자는 취지라는 의미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조사된 일제 잔재 용어에 대해 논란까지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의 한일 관계처럼 반일이나 배척이 아닌 과거에 대해 냉정하게 관찰해 보고,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으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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