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까지 연세대 박물관 1층 미술전시실
[파이낸셜뉴스] “나는 예술이라는 단어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장르가 미술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릴 때 내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동심과 같은 ‘즉흥성’이다.”
고(故) 마광수 교수의 2주기를 추모하고 유작기증을 기념하는 마광수 유작 기증 특별전인 ‘마광수가 그리고 쓰다’가 오는 12월 31일까지 연세대학교 박물관 1층 미술전시실에서 열린다.
앞서 마광수 교수의 서재와 유품, 그리고 유작이 모두 모교인 연세대로 기증됐다.
1만여 권의 서재 도서와 유품은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과 고문헌실로, 100여점의 그림은 연세대학교 박물관으로 전달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마광수 교수의 100여점의 유작 중 대표작 ‘어둠속의 키스’ ‘하얀 달빛’을 포함해 회화, 판화, 도자기 등 그림 30여점이 마광수의 육필원고와 함께 전시된다.
시와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는 문인화풍의 작품에서는 그의 짧고 강렬한 철학적 메시지가 눈길을 끈다.
그림 제목들은 동명의 책 제목이거나 시 제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움’ ‘사랑’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했는데도’와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정목일 미술평론가는 “마광수 교수의 그림은 표현양식의 독특함, 문학적 사유의 조형화, 개성적인 광채로 빛난다”며 “문자언어로 ‘쓴다’는 것과는 달리 조형언어로서 ‘그린다’는 행위에서 오는 새로운 표현방식의 즐거움과 이로 인한 카타르시스 해소가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평한다.
전시공간은 네 곳으로 나뉜다. '마광수 약력과 영상, 작가의 인생을 들여다보다'에서는 마광수가 생전에 아낀 서재 공간과 유년시절부터 숨을 거두기 전까지의 모습, 원고, 그림, 시를 볼 수 있다.
2부 '작가의 방, 상상력의 꽃을 피우다'에서는 원고와 저서 그리고 저작에 활용된 그림을 전시했다. 일러스트로 연출된 생전의 안방은 그가 어떤 공간에서 집필을 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김소연 일러스트레이터는 “오랫동안 마교수님의 책을 진행했던 담당 편집자가 저에게 보내준 여러 장의 사진을 직접 보고 일러스트를 그렸습니다”라며 “창문을 제외하고는 실제와 동일합니다. 누워서도 손만 뻗으면 언제든지 책을 집을 수 있는 모습이었어요”라고 전했다.
육필원고와 책이 연출되는 세 번째 공간, ‘그림으로 책을 품다’에서는 책과 연관된 그림을 볼 수 있다. ‘마광수의 문학과 미술’ 공간에서는 그의 철학과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는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연세대학교는 중앙도서관 3층에 오프라인 컬렉션으로 ‘마광수 개인문고’를 만들었다. 고인의 소장도서 7037권의 책을 서가에 진열해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그에 관한 인터뷰, 저작, 연재물, 비평이 수록된 969권의 정기간행물을 포함한 다양한 저널을 학술정보원 보존서고에 소장한 후 기사색인작업을 마무리했다. 연세대학교 고문헌실에는 고인이 출간했던 저서들의 육필원고가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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