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돼지고기 가격 급등 우려감까지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미국과 무역전쟁에다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겹치며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 1개월간 25% 이상 급등했다.
17일 경기 파주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견되면서 돼지농가는 위기감 속에서 신속한 정부 대처를 기대하고 있다. 구제역 사태 같은 악몽이 재현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 말~2011년 상반기에 돼지 구제역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액은 3조원이었고, 350만마리 이상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2014년에도 7~8월 경북과 경남 지역에서 돼지 구제역이 다시 발병했다. 이 구제역은 잠시 사그라들었다가 12월 다시 창궐해 다섯달가량 이어졌다. 2015년 4월까지 전국 7개 시도로 번지면서 600억원 넘는 피해를 입혔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돼지고기 값은 급등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돼지 구제역 발생으로 삼겹살이 '금겹살'로 불리며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랐던 6월 15일 당시 삼겹살(국산냉장) 중품 1㎏ 가격은 2만2693원으로 평년의 1만6807원보다 35% 올랐다.
이번 발병 직전까지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급락해왔다. 8~9월 삼겹살(국산냉장) 중품 ㎏당 평균가격은 1만8000~1만9000원대로 평년의 2만1000~2만2000원대보다 낮았다.
농가 입장에서 수요가 많아 돼지고기 값이 오른다면 좋겠지만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돼지고기 공급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은 반가울 리 없다. 피해 양돈농가에 대량 살처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질병 발생은 한 농가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가적 상황이니 당연히 농가들도 긴장을 하고 있다"며 "일단은 정부 대책에 맞춰 농가들도 최선을 다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돼지고기 소비시장에서도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 질병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섭취를 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역 부근에서 30년 이상 원흥정육점을 운영 중인 전진구씨는 "과거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피해가 가장 컸는데 익히면 괜찮다고 해도 두 번 사 먹을 사람이 한 번만 사 먹는 식이 되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도 파주에서 끝나면 다행이겠지만 확산된다면 또 피해가 클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익혀 먹으면 전혀 해롭지 않다는 식당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서울역 인근에서 참숯고깃집을 운영하는 안모씨는 "40년 이상 장사를 했는데 콜레라든 구제역이든 먹을 사람은 와서 먹는다"며 "공급량이 줄어 가격이 조금 오르기는 하지만 어차피 가열하면 균도 없어지고 사람 몸에 해롭지도 않다"며 대수롭지 않아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이용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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