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믿고 따르던 학생·부모님의 믿음 이용해 죄책 무거워"
[파이낸셜뉴스]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를 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프로야구선수 이여상씨(35)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진재경 판사)은 27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잘못을 모두 인정했고, 피고인도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난생 처음 겪는 상황으로, 진심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며 처와 자녀들에게 많은 책임감을 갖고 있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한 내용을 감안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학생들에게 스테로이드를 판매하고 직접 주사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지만 범행을 전부 자백하고 있다"며 이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씨는 구속된 이후 혐의를 인정하고, 여러 차례 반성문과 탄원서를 제출함으로써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충실하게 살아오던 가운데 형사처벌 전력없이 처음으로 저지른 잘못으로, 아마도 순간적인 의혹에 빠진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피고인을 정말로 믿고 따르던 학생들과 부모님의 믿음을 이용해 금지된 약품을 판매해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금지한 약물은 자체로도 위험성이 높고, 일부는 심근경색 등 신경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행히 이 사건은 신체적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일부 학생들의 경우 도핑 결과 양성반응이 나와 초등학생 시절부터 자기 인생을 바치다 시피 노력했는데 앞으로 프로야구 선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이는 신체적 부작용보다 더 큰 피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서울 송파구 소재 유소년 야구교실을 운영하던 중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간 10대 고등학교 야구선수 등 9명에게 14회에 걸쳐 불법유통되는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주사·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가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한 스테로이드 등은 약 28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