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대표후보 동계훈련에서 현금도난사고가 발생하자 코치들이 중·고교 학생 선수들에게 서로 알몸으로 검사하도록 지시한 행위를 확인하고 A연맹 회장에게 해당 코치들에 대한 특별인권교육을 권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인권위 조사 결과 A연맹 소속 코치는 선수들에게 소지품 등을 임의로 검사한 것은 물론, 훈련기간 중 반복해서 체벌을 가한 행위도 확인했다.
A연맹은 이런 사실을 신고 받고도 내용을 누락하고, 부실한 조사로 치들 모두 징계혐의가 없다고 결정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인권위는 관련자들에 대한 인권교육과 직무교육을, 대한체육회 회장에게는 직권으로 해당 코치들에 대한 징계 재심사 검토를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진정은 올 2월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발족 후 4월과 6월에 각각 접수됐다.
인권위 조사 결과, 훈련 과정에서 숙소와 훈련장에서 몇 차례 신발과 현금이 분실되자 코치들은 선수들의 숙소와 소지품을 검사하고, 선수들의 은행계좌 비밀번호까지 제출하도록 해 입출금내역까지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코치는 남자선수들에게 서로 알몸검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한 것도 확인됐다.
현금도난사고가 발생한 후 코치들은 훈련장에서 며칠간 지속해서 남자선수들에게 훈련계획에 없는 선착순 달리기, 단체 오리걸음, 쪼그려 뛰기, 어깨동무하고 앉았다 일어서기, 물구나무서기, 봉체조 등을 반복해서 실시했고, 그 중 일부는 현금을 훔친 범인을 찾기 위한 목적이 명백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동계훈련이 끝난 직후 이같은 행위가 대한체육회에 신고가 접수됐으나, 조사 중 신고 내용 일부를 누락하고 해당 선수들의 피해조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알몸검사와 체벌 모두 징계혐의가 없다고 결정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이에 대해 해당 코치들은 훈련 중 선수들에게 알몸 검사를 지시하거나 선수들 소지품을 함부로 검사한 적이 없으며, 선수들에게 체벌은 없었고 모두 체력훈련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A연맹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관리단체로 지정된 상황이라 업무에 제약이 있었지만, 관리단체에서 해제된 후 사건을 조사하고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적절히 처리를 했다고 해명했다.
인권위 측은 "당사자 동의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소지품이나 계좌내역을 검사한 것은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 것이며, 특히 아동 선수들에게 알몸검사를 지시한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며 "코치들이 훈련장에서 수일간 지시한 훈련들에 대해서는 그 의도와 내용에서 체벌로 보이며, '아동복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신체적 학대행위"라고 판단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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