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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의회 갈등에 '해양기상과학관' 건립 제동 [fn 패트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0 17:12

수정 2019.10.20 17:12

여수박람회장 활성화 위해 추진
여수시 "기상청에 무상 제공해야"
의회 "국가시설 부지 제공 부당"
【 여수=황태종 기자】전남 여수시가 2012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이 선결 조건인 부지 무상 제공을 둘러싼 의회와의 갈등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여수시는 기존 5곳의 국립기상과학관 건립 선례에 따라 기상청에 부지를 무상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수시의회는 국가시설인 만큼 부지 무상 제공은 부당하다며 맞서고 있다.

여수시는 국회예산결산특위가 열리는 이달 말이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을 위한 국가예산 확보의 마지막 기회인 만큼 오는 23일 예정된 시의회 임시회에서 부지 무상제공에 동의해줄 것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여수박람회장 사후 활성화 관건

여수시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 개최 이후 박람회장 활성화를 위해 청소년해양교육원과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을 적극 추진했다.

청소년해양교육원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양 분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재난대비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총사업비 180억원(국비 98억원·도비 21억원·시비 61억원)이 투입돼 지상 4층, 연면적 6238㎡ 규모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내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국립해양기상과학관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태풍, 집중호우, 해일 등 자연재해의 해상관측, 체험 및 교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로 평가된다. 국내 최초의 해양기상과학관으로, 부지 매입 비용을 제외한 총사업비로 국비 26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부지 무상제공 VS. 국가시설

여수시는 지난 2017년 2월 국립해양기상과학관 유치를 위한 자체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박람회장 아쿠아리움 옆 5000㎡(70억원 상당)가 '박람회장과 오동도 등 여수 관광명소와 연계한 관람객 유치 여건을 갖춘 최적지'로 평가됐다.

당시 여수시는 국립기상과학관을 운영 중인 전북도와 대구광역시, 그리고 개관 예정인 충주시(2020년 1월), 밀양시(2020년 3월), 홍성군(2022년 1월) 등 5개 지방자치단체가 부지를 무상제공한 점을 감안했다.

여수시는 또 자체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정치권 및 시민단체와 협력해 기상청이 지난 2017년 12월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 용역비 1억원을 확보하는데 기여한 점도 과학관 부지 무상 제공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결과는 달랐다. 지난 6월 의회에 상정된 과학관 건립 의결 요구안에 대해 의회는 상임위원회를 열어 '부당하다'는 의견으로 '유보' 결정을 내렸다.
여수시의회가 여수시의 부지 매입에 거듭 제동을 걸자 여수시가 운영하는 '열린 시민청원'에는 청원 성립 기준인 300명을 넘은 455명이 박람회 찬성에 서명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여수박람회장 활성화를 위해 박람회장 내에 국립해양기상과학관을 반드시 건립해야 하며, 국비 확보를 위해 시의회가 부지 매입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의결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여수시는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이 무산될 경우 현재 시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2022년의 UN기후변화협약당사국(COP)총회 유치와 2026년의 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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