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를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직 프로야구선수 이여상씨(35·사진)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이내주 부장판사)은 2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자신을 믿고 의지한 학생들을 상대로 한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 "야구교실 수강생들 중 일부에 사용이 금지된 의약품을 판매하고 투약까지 했다. 문제가 된 스테로이드 등 성장호르몬 의약품은 복용할 경우 다양한 신체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의약품으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1심에서도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씨는 지난 7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간 자신이 운영하던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10대 고등학교 야구선수 등 9명에게 14회에 걸쳐 불법유통된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주사·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가 지인 최씨로부터 당시 취득한 스테로이드 등은 약 28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구속된 이후 혐의를 인정하고, 여러 차례 반성문과 탄원서를 제출함으로써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해 왔다.
이씨는 피고인 신문을 통해 "(지인 최씨가 약을 건내는 과정에서)도핑에 걸리는 의약품에 걸리는 의약품이라는 취지로 얘기했다면 판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린 학생들의 건강을 해칠 목적으로 판매한 것도 아니고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취할 이유도 아니었다. 어리석고 잘못된 방법이긴 하지만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를 위하는 바람에서 판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학생들이 도핑테스트에 '양성' 반응이 나오고서야 해당 의약품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학생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은 맞지만 투약량이 많지 않아 신체 부작용 가능성은 낮다"며 "해당 약품은 오랜 기간 많은 양을 복용해야 신체에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은 과거 프로야구 소속 당시 소외계층을 위해 사회적으로 더불어 살기 위한 노력도 해왔다"며 "사회에 복귀해 피해학생들에게 야구선수로서 생활하는데 도움주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이날 법정에서 "피해를 입은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사과드리고 싶고 처음 지도할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아이들에 피해입히려고 한 적은 없었다. 구치소에 있는 동안 밤낮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흐느끼기도 했다.
이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전직프로야구선수 #스테로이드 #불법투약 #항소심 #징역구형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