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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이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지배하는 구조다. 그런데 한진칼 지분을 보면 조원태가 6.52%로, 조현아(6.49%)는 물론 여동생 조현민(6.47%)과도 엇비슷하다.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5.31%를 갖고 있다. 결정적으로 한진그룹 경영권을 노리는 사모펀드 강성부펀드의 지분율이 15.98%에 이른다.
외견상 한진그룹은 조원태 3세 경영체제를 갖췄다. 지난 5월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 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이번에 총수 지정 자체를 문제 삼았다. 현 지분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조원태 체제가 반석 위에 올랐다고 보기 힘든 이유다. 내년 3월엔 조원태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우리는 3남매 간 조용하고 원만한 타결을 촉구한다. 가족끼리 공개적으로 싸워서 득될 게 없다. 이미 한진은 창업주 조중훈이 사망(2002년)한 뒤 형제들 간에 심각한 분쟁을 겪었다. 그 후손인 3남매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현 한진가(家)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 않다. 사실 지난봄 국민연금과 강성부펀드가 한진칼·대한항공 주총을 목표물로 삼은 것도 이들이 여론의 지탄을 받은 탓이 크다.
세계 항공시장 여건도 썩 좋지 않은 편이다. 요컨대 지금 한진그룹은 경영권을 놓고 남매들끼리 치고받을 여력이 없다. 국민연금·강성부펀드는 칼을 벼르고 있다. 부디 3남매가 작은 이익을 좇다 큰 손해를 보는 일만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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