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8일 북한 '꽃제비' 출신 탈북자인 지성호 북한인권청년단체 대표와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테니스 코치를 영입한 자유한국당은 '용기' '인권'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공관병 갑질 논란 당사자였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추진으로 여론의 역풍을 받은 지 두 달여 만에 한국당은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영입된 두분의 공통점은 '용기'와 '인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남들이 소홀히 생각할 수 있는 두 화두에 대해 두분의 용기를 높게 평가한다. 당에 함께 들어와서 뜻을 함께 이뤄갈 수 있도록 책임있는 정당의 역할을 함께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성호 대표는 북한 꽃제비 출신이다. 꽃제비는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주워 먹는 북한 거리 아동들의 은어로, 14세 때 식량난으로 석탄을 훔치다 열차에서 떨어져 팔과 다리가 절단됐다.
2006년 목발을 짚은 채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탈북한 후 2008년부터 탈북민들로 자원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지 대표는 국내 및 국제사회 지도자들을 만나 북한 인권활동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을 접견한 지 대표는 미 상하원 의원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2018년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에서 미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미국 하원 본회의장에서 직접 연설을 지켜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 대표를 소개하기도 했다.
지 대표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한 것도 사실"이라며 "솔직히 한국당이 인권문제에 일을 제대로 못했지만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인권개선은 모두가 함께해나갈 때 사회가 더욱 성숙해짐을 믿는다"고 말했다.
김은희 코치는 만 10~11세 시절 초등학교 테니스 코치로부터 상습적으로 아동성폭력 피해를 받았다. 2016년 7월 주니어테니스 대회에서 만난 가해자와 대면 이후 증언과 증거를 모아 고소,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의 확정 판결을 이끌어냈다. 현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테니스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김 코치는 "한국당 하면 인상부터 먼저 쓰던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다"며 "그러나 인권문제에 있어 당의 색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인권문제 해결에 대한 당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염동열 한국당 인재영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이제 시대를 넘어서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겠다는 깊은 마음을 담은 것"이라며 "확정된 인재 분들만 20여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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