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스위스 시골마을을 세계적 경제화두를 쏟아내는 핫한 곳으로 만든 이가 엔지니어 출신인 클라우스 슈밥이다. 독일 태생의 공학자이자 경제학자다. 1971년 32세에 불과했던 젊은 제네바대 교수 슈밥은 유럽기업들이 미국과 경쟁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를 고민했다. 제네바에 직원 3명을 두고 사무실을 차려 만든 것이 '유럽 매니지먼트 콘퍼런스'. 바로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의 시작을 알린 모임이다. 첫 회의에선 31개 나라 450명이 참가했다. 슈밥의 유럽 매니지먼트는 1987년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WEF로 변모한 뒤 계속 의제와 기반을 전 세계로 넓혔다.
WEF가 올해로 50년이 됐다. 소박했던 유럽경영포럼은 이제 해마다 1월이면 세계 각국 전·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유명 정치인과 경제장관, 세계적 기업가들이 모이는 최상위 클럽으로 화려해졌다.
다보스포럼이 국제적 명성을 떨친 것은 막후 분쟁조정자 역할과도 관련이 있다. 1986년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그리스·터키 정상이 이 포럼에서 회담을 한 뒤 화해 실마리를 찾았다. 1990년 동서독 총리 회담이 열린 곳도 여기였다.
50돌을 맞은 올해의 메인 주제는 '화합하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 for a Cohesive and Sustainable World)'이다. 세부적으로 글로벌 저성장과 불확실성, 기후변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격론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강력한 '라이벌'인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만남 여부도 벌써 화제가 되고 있다. 포럼은 21일부터 나흘간 이어진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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