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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한국 CPTPP 가입 적극 고려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30 14:24

수정 2020.01.30 14:24

[파이낸셜뉴스] 세계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고려하고, 소재·부품 산업과 수출 지원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0일 '확산되는 세계무역질서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책대응' 보고서에서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세계무역질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와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송 연구위원은 "한국은 높은 수출 의존도와 중국 의존도로 인해 독일과 일본보다 미중 무역갈등에 더욱 취약하다"며 "향후 세계무역 질서의 전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 송 연구위원이 지난해 상반기 제조업 생산 수출 실적을 비교해보니 한국과 일본, 독일 모두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하락했으나 그 중에서도 한국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도 2018년 기준 44%로 일본(18%)보다 월등히 높았다.


송 연구위원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 시장의 매력은 떨어지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탈중국화가 현실화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가치사슬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정책 대응은 WTO 체제와 글로벌 가치 사슬의 약화, 세계무역량 감소 등 세계무역 질서의 구조 변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수출의 높은 중국 의존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CPTPP"라면서 "CPTPP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확대를 위해 TPP에서 채택한 누적 원산지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누적 원산지 제도는 CPTPP 회원국 내 투자와 중간재 무역 거래의 활성화를 가져오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소재·부품 산업과 수출 지원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재·부품 산업의 외형 성장 이면에는 부품산업과 소재산업의 격차, 낮은 기술자립도, 만성적 대일적자 등 구조적 취약성이 존재한다"며 "또 정부 지원 R&D의 효과성 증진을 위해서는 R&D 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출과 관련해선 "정부는 2020년 수출지원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1조원 이상으로 편성했으나 정부가 예산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무역보험의 운용에 대해서도 주기적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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